2014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에서 워런 버핏은 기업의 적정 가격은 부동산 매수 가격을 결정하듯 생각해야 하며, 기업의 가격을 산출하는 방법을 제시한 바 있다. '아빠와 딸의 주식투자 레슨(대니얼 타운, 필 타운 저. 김인정 역. 에프엔미디어)'에서는 가격 산정 및 가치 평가 방법으로 10 캡 가격(주주이익 기준), 투자 회수 기간 가격(현금흐름 기준), 안전마진 기준 가치 평가(이익 기준) 세 가지를 소개하는 데 그중 10 캡 가격은 다음과 같다.
자본환원율, 캡 비율
버핏은 부동산 투자자들이 '자본환원율(capitalization rate)' 혹은 '캡 비율(cap rate)'이라고 부르는 가격 산정 방식을 이용했다. 자본환원율은 부동산을 매수한 가격 대비 발생하는 수익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50만 달러에 산 집에서 연말에 5만 달러의 수익을 얻었다면 투자 수익률은 10퍼센트이고, 이를 10 캡이라 한다. 2만 5천 달러의 수익이라면 수익률은 5퍼센트이고 자본환원율은 5 캡이다.
기본적으로 수익률이 높을수록(그리고 부동산 매수 가격이 낮을수록) 자본환원율이 높다. 자본환원율은 높을수록 좋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요구 수익률은 10 캡, 즉 투자금 대비 연간 10퍼센트 수준이어서 이 가격 산정법을 '10 캡' 방법이라고 한다.
주주이익
버핏은 자신이 정의한 재무 지표인 '주주이익(Owners earnings)'을 근거로 적정 가격을 계산한다. 주주이익은 기업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매년 기업의 주주나 부동산 소유주로 들어가는 현금을 가리키는데, 버핏은 이에 대해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와 기업 전체를 인수하는 경영자 모두에게 가치 평가 목적으로 유용한 항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주주이익은 추정, 예상, 기대치가 없으므로 순이익보다 조작하기가 훨씬 어렵고, 불투명한 미래가 아니라 현재 기업이 창출하는 진짜 현금과 관련이 있다. 주주이익은 주주의 돈으로 세전 개념이며, 주주는 사업을 성장시키고, 다른 기업을 사들이고, 스스로에게 분배하고(상장회사는 배당 형태로 분배), 동업자나 다른 주주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데 사용할 수 있고 미래를 위해 이익을 회사에 비축할 수도 있다.
주주이익을 근거로 적정 매수 가격을 산출할 때, 해당 기업이 10년 후 어떤 상태일지 정확히 알 필요는 없고, 지금보다 성장해 10 캡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충분하다.
주주이익은 (a) 보고이익(순이익)에 (b) 유형자산 감가상각비(depreciation), 감모상각비(depletion), 무형자산 상각비(amortization) 및 기타 비현금 비용을 더한 뒤 (c) 기업이 장기적인 경쟁우위와 단위생산량을 온전히 유지하는 데 필요한 생산 시설 및 장비 등에 투자한 연평균 자본적 지출(capital expenditure, CAPEX)을 차감해 구한다.
-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 1986
주주이익 산출 공식
주주이익
= 순이익(손익계산서나 현금흐름표)
+ 유형자산 감가상각비 및 무형자산 상각비(현금흐름표)
+ 매출채권의 순증감(현금흐름표)
+ 매입채무의 순증감(현금흐름표)
+ 법인세(손익계산서)
+ 유지 목적 자본적 지출(현금흐름표 주석)
일반적인 현금흐름표에서 순이익은 '영업활동현금흐름' 항목의 첫 줄에 표기된다. 순이익 아래는 자동차의 감가상각과 같은 특정 자산의 가치 감소를 설명하는 유형자산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 상각비 등 비현금 비용이 위치한다. 비현금 비용은 해당 기간 동안 발생한, 현금 지급을 필요로 하지 않는 비용으로 소득에서 제외한다.
같은 영업활동현금흐름 항목에서 매출채권과 매입채무가 전년 대비 얼마나 증가 혹은 감소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규모는 매년 다르고 전년 대비 증가 혹은 감소 여부에 따라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기도 하고 주머니에서 나가기도 하므로, 순증감액은 양의 값이 될 수도, 음의 값이 될 수도 있다. 이 항목에서는 단순히 그 변동 현황만을 알 수 있다.
손익계산서상의 법인세도 더해준다.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할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려는 것이므로 주주이익은 법인세 납부 전 기준으로 산출한다.
유지 목적 자본적 지출(maintenance captial expenditure, 유지자본지출)은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에는 총자본지출 즉, 유형자산취득(purchase of property and equipment)'에서 해당 항목을 별도로 구분해 표기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유지자본지출은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사용되며 교체가 필요한 것들에 지출되는 돈을 뜻한다. 재무제표를 성실히 작성하는 회사는 현금흐름표의 '투자활동현금흐름(cash flows from investing activities)' 항목의 주석 사항으로 유지자본지출을 기재하지만, 많은 경우 주석에 별도로 표시하지 않기 때문에 연평균 비용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회사를 충분히 알아야 한다.
"나는 주석에서 자본적 지출과 성장을 위한 유형자산, 즉 부동산 및 장비(예를 들면 식당이나 생산 설비) 구입 목적의 자본적 지출 등을 설명한 부분을 찾아서 각각의 금액을 분리하지."
- '아빠와 딸의 주식투자 레슨'. p.290
"우리의 초점은 사업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현금 비용이야. 최악의 경우에는 유형자산 취득 금액 전체를 유지자본지출에 기입한 다음, 그 숫자가 실제보다 더 클 수 있고 내가 회사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것일 수 있다고 따로 적어둔단다."
- '아빠와 딸의 주식투자 레슨'. p.290
10 캡을 이용한 가격 산정
주주이익에 10을 곱한다. 10 캡 공식은 소유한 첫해에 10퍼센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매수 가격을 알려준다.
나는 특별한 지식이나 정보 없이도 이 투자가 손실 위험은 없고 수익 가능성은 크다고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때때로 흉년도 들고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들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대로는 풍년도 들 것이고, 나는 서둘러 농장을 팔 필요도 없었습니다. 28년이 지난 지금, 농장에서 나오는 이익은 세 배로 불었고, 농장 가격은 다섯 배 이상 뛰었습니다. 나는 지금도 농사를 전혀 모르며, 최근에야 두 번째로 농장을 방문했습니다.
- 워런 버핏
버핏은 투자자는 미래의 생산량을 대략이나마 추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하며, 추정한 미래 생산량이 현재보다 크다면 집이든 농장이든 회사든 전체를 현재 주주이익의 10배 가격에 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초 투자 수익률 10퍼센트를 달성하고, 예측한 대로 미래에 생산량이 증가한다면 그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내가 산 부동산과 주식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주식은 실시간으로 가격이 나오지만, 내 농장이나 뉴욕 상가의 가격은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큰 폭으로 출렁이는 가격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것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엄청나게 유리한 일일까요? 실제로 유리한 투자자도 있겠지요. 만일 내 농장 옆에 사는 변덕스러운 농부가 내 농장을 얼마에 사겠다거나 자기 농장을 어마에 팔겠다고 매일 소리 지른다면, 그리고 이 가격이 그의 기분에 따라 단기간에도 큰 폭으로 오르내린다면, 그의 변덕 덕분에 내가 이득을 볼 수밖에 없겠지요, 그가 위치는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고 내게 여유 자금이 있다면 나는 그의 농장을 살 겁니다. 그가 부르는 가격이 말도 안 되게 비싸다면 그에게 내 농장을 팔거나 그냥 농사를 지을 것입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 1986
10 캡 기준법의 한계
첫째, 주주이익에 대한 버핏의 정의가 어떤 측면에서는 상당히 모호하고, 유지자본지출 값을 구할 때 합리적 추측에 의존해야 하는 기업도 많다. 따라서 10 캡 기준 가격을 조금 달리 적용해야 할 수도 있다.
둘째, 10캡10 캡 기준법은 성장을 고려하지 않는다. 버핏은 그것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주장하겠지만 10 캡 방법을 이용하면 주주이익이 동일한 두 기업에는 성장 속도의 차이에 관계없이 정확히 똑같은 가격이 매겨진다. 성장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요소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현금을 더 빨리 성장시키는 회사가 미래에 더 많은 현금을 창출할 것이고 따라서 현재도 더 높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 10 캡 기준법은 보수적 기준에 따라 성장을 고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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