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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하워드 막스가 말하는 부실채권 사이클

by Blueorbit 2024. 1. 7.

오크트리 캐피털 창업자로 투자자들에게 많은 인사이트를 주는 하워드 막스는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하워드 막스 저. 이주영 역. 홍춘욱 감수. 비즈니스 북스)'부실채권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변동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실채권 사이클은 매우 주기적이며 다른 사이클에서 전개된 사건에 의해 결정되므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가 1988년에 만든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는 주류 금융기관에서 나온 최초의 펀드 중 하나였습니다. 이 펀드는 잘 운영되고 있거나 밝은 미래를 가진 회사보다는 대개 미지불된 채무를 불이행하고 있거나 불이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되는 회사에 투자했는데, 이 회사들은 파산했거나 파산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운영의 어려움을 겪는 곳이 아니라 단지 부채가 많은 곳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고, '좋은 회사, 나쁜 대차대조표'가 핵심이었습니다.

 

2024.01.01 - [투자] - 미국 하이일드채권 ETF의 종류

 

미국 하이일드채권 ETF의 종류

일반 투자자가 미국의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려고 할 때 개별 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해외채권펀드 혹은 ETF로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번에는 미국 하이일드채권 ETF의 여러 유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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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에 투자하는 이유

투자자들이 채권에 투자하는 이유는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받고 만기가 되면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일 텐데 부실채권은 부채가 '상환되거나', '이자가 지급되지' 못할 거라 여겨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부적격채권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이유는 돈을 지급받지 못한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해 '채권자의 권리(creditor claim)'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화사가 파산하면 기존 소유주들은 사라지고 기존 채권자들이 새로운 소유주가 되는데 채권자 각각은 보유하고 있는 채권액과 순위에 따라 회사 가치에서 현금, 새로운 채권, 향후 회사의 소유권으로 이루어진 자기 몫을 받게 됩니다. 신용위험(credit risk)에 대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와 같은 일반 투자자들은 개별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아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수익을 얻기는 힘듭니다. 그럼에도 하이일드채권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부실채권들이 경기침체에 대한 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고, 가산금리 확대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에 따른 이자율 상승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 그리고 위에서 말씀드린 각각의 채권들이 경기가 회복되면서 위기를 벗어나게 되면서 채권 가격이 올라가는데 관련된 ETF를 보유한 투자자들 역시 이에 따른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실채권 사이클

하워드 막스는 40년이 넘게 부실채권에 투자하면서 사이클의 테마는 확실히 리듬을 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하며 단순히 상승과 하락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이클 안에서 일어나는 각각의 사건이 다음 사건을 야기한다고 주장합니다.

부실채권 사이클의 상승과 하락에 어떻게 채권 발행 사이클이 기초를 이루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위험회피 성향의 투자자가 발행 물량을 제한하고 양질의 채권 발행을 요구하고, 양질의 채권 발행은 낮은 부도율로 이어집니다. 낮은 부도율은 투자자들을 안심시켜 더 높은 위험을 가진 채권 투자를 용이하게 만드는데, 투자자들은 채권 발행 물량을 증가시키고, 발행의 질은 낮아집니다. 이러한 질 낮은 발행물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시험에 들게 되고 채무불이행이 높아지는데 이로 인한 냉각 효과는 투자자들을 다시 한번 위험회피에 빠드립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합니다.

이는 하이일드 채권의 예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처음에는 적당히 리스크 회피적인 투자자들이 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엄격한 신용기준을 적용하는데, 채권 발행이 용이한 건강한 경제 환경에서는 기업이 기존 부채를 상환하기도 쉽고 채무불이행이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하이일드 채권은 넉넉한 쿠폰 이자를 제공하며 채무불이행 위험이 거의 없는 확실한 실현 수익을 제공해 줍니다. 이에 투자자들은 하이일드 채권 투자가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지며, 시장에는 더 많은 돈이 모이게 되므로 채권 수요를 증가시킵니다. 월스트리트는 수요가 충족되지 않는 상황을 절대 놔두지 않으므로 채권 수요의 증가는 채권 발행의 증가로 이어지고 더 많은 채권이 발행되는 조건(강력한 투자자 수요)에서는 늘 신용도가 낮은 채권도 발행됩니다.

 

 

이렇게 신용시장이 과열된다면 한껏 달아오른 대출기관들은 자격이 불충분한 대출자들에게도 자금을 제공해 주고 부실한 채권 구조까지 받아들이려 하게 됩니다. 결국 안전마진은 부족해지고,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상환받지 못할 채권이 발행됩니다. 무분별한 산용 확장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크트리에서는 이 과정을 다음 모닥불을 피우기 위해 '벽난로에 장작을 쌓아 놓는 것'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과정의 전반부에 불과합니다.

 

Pexels

 

점화장치

모닥불을 피우기 위해 장작을 다 쌓은 후에도 두 번째 요소인 점화장치가 있기 전까지는 큰 불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점화장치는 대개 기업 이익을 감소시키는 경기 침체의 형태로 오며, 이는 종종 대출창구가 닫히는 신용 경색을 동반하고 기존 부채의 차환이 되지 않아 채무불이행을 초래하게 됩니다. 상황은 신뢰를 무너뜨리고 경제와 금융시장을 어렵게 하는 외부적인 사건들로 인해 악화됩니다. 예를 들어 1990년에 다음과 같은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걸프된 걸프전

- 1980년대를 풍미했던 여러 유명한 LBO(levered buyout-차입금을 이용한 기업 매수)의 파산

- 하이일드채권을 이끌었던 투자 은행가의 구속과 하이일드채권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투자은행으로 밀컨이 일했던 드렉셀 번햄의 붕괴되었고, 이로 인해 취약한 회사들의 채무불이행을 피할 수 있게 해 준 보충적 거래는 효과를 내기 어려워짐.

 

2023년 채권 시장의 붕괴를 가져오게 된 점화장치는 어떤 게 있을까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헝다 사태, 중국 경제 침체 신호 등이 떠오릅니다. 지금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불붙은 벽난로에 계속 장작을 추가한다고 할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주목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바닥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점화장치가 생기면 발행되지 않았어야 할 채권은 물론이고 합리적으로 발행된 채권 중 일부도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기업의 부채 상환이 더 어려워지고 신용시장이 경색되어 차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이는 채무불이행의 증가로 나타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상황이 좋을 때는 위험을 감수하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위험을 회피하는데, 얼마 전까지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게 자본을 제공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게 됩니다. 잠재적 채권 구매자들은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않는다'며 물러서서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고 유동적인 자본이 시장에서 빠져나갑니다. 매수자가 부족해지고, 매도자가 많아지는 것이지요. 결국 채권 매도가 증가하게 되고, 이는 채권 과격 하락으로 이어져 환매 요청을 받은 펀드는 어쩔 수 없이 매도하게 됩니다. 결국 아무 가격에서나 채권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부실채권의 저가 매수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조건들입니다.

 

부실채권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 기회

부실채권 혹은 하이일드채권ETF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저가매수가 우선이지만 결국 매도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사이클이 작동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가산금리가 축소될 수 있는 상황(즉, 경기회복 신호)이 온다면 하이일드채권 부도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경제 개선과 부도율 하락은 매도세를 악화시키고 따라서 채권가격의 하방 압력이 완화되고 매수가 일부 시작됩니다. 가격은 하락을 멈추고 상승하며, 대차대조표 개선으로 회사의 생존능력이 회복되고, 장애가 제거되며 가치가 창출됩니다. 바닥에서 채권 매수의 증가가 확인되면 추가 자본이 시장에 유입되므로 더 좋은 투자 결과가 나오고 유입 자본이 증가하면서 채권 수요가 높아져 채권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이렇게 사이클은 완전히 반환점을 돌고 다시 시작점으로 향합니다.

 

성공한 투자자에게 그 비결에 대해 물으면 보통 '운이 좋았다'는 답변을 듣게 됩니다. 겸손(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태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투자 전략과 시장 사이클이 맞아떨어지는 운이라는 요소는 분명 큰 역할을 합니다. 그럼에도 성공 확률을 자신에게 조금 더 유리하게 끌어오기 위해서는 현재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를 부지런히 평가하고 적절한 행동(사이클 포지셔닝)을 취해야 합니다. 채권 ETF를 투자 자산 중 일부로 생각하고 있다면 부실채권 사이클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고, 어느 채권(단기채, 장기채, 하이일드채권, 물가연동채 등)이 다가올 상황에 가장 적절한지 판단하여 투자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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