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주식 시장에서도 많은 이들이 성공적인 트레이더가 되기를 꿈꾸지만 바라는 대로 성공하는 트레이더는 극소수입니다. '터틀의 방식(커티스 페이스 저. 이은주 역. 이레미디어)'에서 저자인 커티스 페이스는 그 이유로 다음 세 가지를 꼽습니다.
1. 무계획
트레이더 중에는 직감이나 예감, 떠도는 소문, 추측 그리고 자신이 향후 시장의 가격 변동에 대해 뭔가 알고 있다는 믿음을 근거로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2. 너무 높은 리스크 수준
투자 고수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도 리스크 수준을 너무 높게 정한 탓에 파산에 이르는 사람이 많다. 여기서 너무 높은 리스크 수준이란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는 리스크 수준에서 50% 혹은 100%가량 높은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격적 전략임을 어느 정도 감안한다고 해도 적정 수준의 500% 혹은 1000%에 달하는 정도로 리스크 수준을 높게 설정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3. 비현실적인 기대치
초보 트레이더 중에도 자신이 낼 수 있는 수익에 대한 기대치를 비현실적으로 높게 잡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자신들이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 자료를 기초로 트레이딩을 시작할 수 있으며, 워낙 똑똑하기 때문에 별다른 훈련을 받지 않아도 또 충분한 정보가 없어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믿는 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다른 곳을 볼 필요도 없이 이전의 저를 되돌아보면 위 세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초보자의 행운을 겪었던지라 연 수익률 10%는 우습지도 않았더랬지요. 달라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 요소들을 다 지워냈냐고 누가 묻는다면 솔직히 '아직은 아니다'입니다. 성공하고 싶은 욕망은 있는데, 이에 수반되는 부정적인 요인들을 털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현실적이고 확고한 계획 없이 시장에 뛰어듭니다. 커뮤니티를 봐도 타인들에게 종목과 타이밍을 물어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없을 것 같지만 리딩방과 유사한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그곳에 의지하면서 망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제 주변에도 몇 분 있지요. 단기적인 시장의 뷰를 예측하는 자칭 선지자들도 있고 이를 따르는 무리도 보입니다.
투자를 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하는 투자자가 얼마나 될까요? 커뮤니티에 '현금 보유 얼마나 하시나요'라는 질문이 자주 올라옵니다. 답변을 보면 자랑스럽게 '주식 몰빵'이란 글이 태반이고, 아니면 계획이 없거나 있어도 기껏 '현금 비중을 몇 프로 유지한다'입니다. 현금 비중은 왜 유지하는 것일까요? 차라리 '현금을 일정 비율 유지하고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면 마음이 안정된다'라고 하면 수긍이 갈 겁니다. 하지만 거창한 계획을 들어보면 '보유하다가 바닥이 오면 모두 투여한다!'라고 위풍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바닥이 바닥인지는 어떻게 아는 걸까요? 그리고 몰빵 했는데 바닥이 아니라 지하실로 들어간다면요?
위와 같은 요소들과 연관된 게 비현실적인 기대치입니다. 초심자의 행운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나 사이비 투자법을 맹신한 사람들을 보면 제가 그랬던 것처럼 연간 수익률을 30%는 우습게 봅니다. 성에 차지 않는 것이지요. 현실적으로 연 10% 초중반의 수익률을 제시하면 그걸로 언제 부자가 되냐며 타박하기 일쑤입니다. 어떤 사이비 투자법을 개발했다고 광고하는 사람은 심지어 '당신이 광고하는 투자 수익률은 워런 버핏의 그것을 훨씬 능가하는데 그게 가당키나 한가'라는 지적에 '예, 그렇게 됐네요'라고 대답하는 것을 보기도 하였습니다. 시장이 얼마나 가혹하고 무서운 곳인지 전혀 모르는 것입니다.
커티스 페이스의 말처럼 트레이딩에서 성공하는 것이 단순하기는 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트레이딩이란 것이 단순하기는 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다는 사실을 이들은 깨닫지 못했다.
트레이딩이 얼마나 단순한 것인지 아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고도 또 오랜 기간을 두고 실패를 거듭하고 나서야 그 단순한 기본 원칙을 지켜나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비로소 알게 된다.
위대한 트레이더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의 성공 이유는 단순합니다. 하지만 단순하다는 말이 쉽다는 뜻은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트레이딩 전략의 핵심 또한 복잡하지 않습니다. 보조지표를 아예 혹은 거의 안보는 트레이더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그 전략의 규칙을 꾸준히 지키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승승장구하는 트레이더들을 결국 파산시킨 것은 위험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심리를 컨트롤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트레이딩 전략), 위험 관리, 심리(터무니없이 높은 기대치) 삼박자가 맞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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