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의 로버트 멘셜은 '시장의 유혹, 광기의 덫'이라는 책에서 미국의 사회학자 에드워드 올스워스 로스의 입을 빌려 광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첫째, 광기가 마지막 고원에 도달하는 데는 예상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둘째, 전염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그것이 확산되는 범위가 커지면 커질수록 광기에 동참하는 지성들의 수준도 점점 더 높아진다.
셋째, 광기가 정점으로 치달을수록 그 논리는 점차 부조리해지며 주의주장에서는 비합리적인 허점들이 속속들이 발견된다.
넷째, 광기가 고조될수록 그에 따른 행동은 점점 즉각적이고 강력해진다.
다섯째, 광기는 또 다른 광기를 불러오며 처음과는 서로 다른 논리들을 연결해서 본질이 변화된다.
여섯째, 냉철하며 합리적인 사회보다는 정열적이고 역동적인 사회가 광기에 전염되기 훨씬 쉽다.
일곱째, 참여하는 대중의 동질성은 광기의 강도를 높이는 중요한 효소가 된다. 이를테면 같은 인종, 같은 민족, 같은 주식 투자자, 같은 이데올리기 등의 동질성은 광기의 핵심적 요소인 것이다.
강세장이든 하락장이든 투자자가 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중과 거리를 두는 게 중요하다. 어느 정도 동행을 하며 과실을 얻을 수도 있고 손실을 피할 수도 있지만 물극필반, 과하면 넘친다는 원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대중과 거리를 둔다고 본인은 생각할지 모르지만 시장에 들어와 있는 이상 그 역시 대중의 일부분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똑똑하고 지능이 높다고 해도 군중에 속한다면 개인의 특성은 옅어지기 마련이다.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1. 통찰떡(박경철 저. 리더스북)'에서 저자인 시골의사는 현명한 투자자는 광란을 기피하고 영민한 투자자는 그것을 이용하지만,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고 믿는 자신감이 때로는 함정에 빠뜨리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대중의 광란에서 벗어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어떠한 정보나 소문을 접했을 때 대중의 주장이나 그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의 권위에 기대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유명 학자나 대학교수의 입에서 나오면 더욱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대해 대표적인 예는 1929년 대공황이 왔을 때, 당대의 경제학자 어빙 피셔가 한 말이다. "주가는 더 이상 하락할 수 없는 높은 고지에 도달했다. 생산성은 강화될 것이고 주가의 하락은 대중의 일시적 공포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의 말은 대중의 광란을 부정하는 사람들까지 광란의 참여자로 만들고 말았고 그 폐해는 모두가 아는 바다.
결국 정보가 광란을 유발하는 마지막 순간에는 오히려 확정적인 권위의 힘을 빌려 입고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으므로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항상 개별자이고 독립된 이성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재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어디인가가 중요한 문제이지, 누가 같이 서 있는가는 실상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란 사실을 기억하자. 어느 대학 출신의, 어느 회사 대표가, 심지어 어떤 전문직 투자자가 무슨 주장을 했던 이에 대한 권위에 기대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합리적 추론이다. 대중의 광란이 무조건 틀린 것은 아니며, 때로는 대중의 비이성적 생동이 실체화하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들의 경우에 더 그렇다고 시골의사는 말한다. 대중은 쉽게 흥분하기 때문에 실체화할 수 있는 정보에 지나치게 빠르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으며, 긍정적 정보나 신호들이 때로는 먼 미래에 사실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 그 순간은 거품을 이룬다. 유전, 기차, 자동차, 전자, 바이오, IT까지 어쩌면 우리가 경험한 혁명적 진보들은 거의 모두 그런 과정을 거쳤다. 닷컴버블도 그렇다. 버블이 터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사라져 갔지만, 살아남은 기업들과 그때의 혁신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하지만 대중이 현명한 경우도 있는데, 대중의 불안이 결과적으로 IMF로 확인된 우리나라의 사례나, 대공황 당시 주가가 처음 급락할 때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린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현명했던 사실 등을 보면 더욱 그렇다. 어쨌든 대중은 위험신호에는 회의하지 않고 빠르게 반응하지만, 긍정적 소식에는 회의하며 더디게 발전한다. 탑을 쌓기는 어려우나 무너지기는 쉬운 것이다.
저자는 당신이 시장의 변덕에 관심이 없고 장기적인 순환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으며 공짜점심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냉정한 투자자라면, 대중이 도취하는 주제가 현실화 가능성이 있건 없건 멀리해야 하며, 그것에 대해 미리 궁금해하지 말고, 그것이 현실화된 다음 그 가치만 평가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시장의 변동성에 휘둘리지 말고, 시장에는 사이클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투자에서 무조건 수익만 날 수는 없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중이 환호하고 관심이 쏠리는 테마에 대해서도 같이 동참하고 휩쓸리기보다는, 그 소문의 실체를 양파껍질처럼 까 들어가며 하나하나 해체해 보고, 그 테마가 현실화되었을 때 가치를 평가하고 안전하게 참여하는 게 투자자가 롱런하는 길이다.
당신이 초과수익에 관심이 있고 성장이 주는 유혹으로부터 멀어질 수 없다면, 또 그로 인해 감당할 수밖에 없는 위험을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면, 대중의 광란에 주목하라. 하지만 대중의 광란이 갖는 특성을 잘 이해하고 주변에 회의론자가 사라지고, 마지막에 남은 당신의 이성마저 그것을 사실로 인정하려 들 때, 과감하게 망치로 자신의 머리를 내려치며 흥분에서 깨어나 그곳을 빠져나오라. 광기는 악마의 술잔이다. 그것을 가까이하다 보면 당신도 어느새 도취되어 악마가 내미는 술잔을 거침없이 받아 마시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라.
-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1. 분석 편'. 박경철 저. 리더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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