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전업투자자가 아니라고 해도, 투자를 진지하게 대하는 직장인이라면 투자를 사업으로 생각할 수 있다. 본업이 있지만 부업도 하는 셈이다. 제대로 된 원칙을 갖고 하는 트레이딩이라면 이 역시 사업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주식은 기업의 소유 지분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투자가 사업에 더 가까워 보인다.
개인이 투자를 사업으로 행한다는 건 곧 자신만의 체계 즉 시스템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번의 투자에서 성공을 맛보았다고 해도 이러한 과정과 성과를 반복하지 못한다면 시스템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사업이라고 하기에도 부족하다. '돈 버는 절대 회계(박경민 저. 경이로움)는 현직 회계사가 중소기업 대표를 대상으로 한 회계 혹은 비법에 대한 책이다. 직장인인 나는 이 책의 목표 독자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의 투자 원칙을 세워나가고 투자를 사업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 여러 가지 힌트를 받을 수 있었다. 회계를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좋았다.
책에서는 기업의 대표가 사업을 시작할 때무터 '시스템'이라는 세 글자를 명심해야 하며, "어떻게 하면 내 사업을 시스템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대표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회사의 모든 업무를 시스템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는 위기에 무인양품이라는 회사를 극적으로 회생시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마쓰이 타다미쓰 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긴 책인데, 이 책의 키워드는 '구조(system)'라고 저자는 말한다.
마쓰이 회장은 조직의 근간이 구조이며, 구조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구조조정을 해도 부진의 근본 원인이 제거되지 않아 쇠퇴를 면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그러므로 모든 노하우를 '표준화한 매뉴얼'로 만들어 철저히 실행하라고 조언한다. 그 과정에서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 경험과 감을 축적하는 구조, 낭비를 줄이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조직의 체질까지 바뀌게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만약 현재 자신의 사업에 표준화된 매뉴얼이 없다면 그 대표는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장사가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하나 대표의 손길이 닿아야지만 자신의 사업이 굴러간다면 이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사는 자신의 노동력의 연장선이라는 측면에서 근로자와 개념적으로 차이가 없으며, 저자에 따르면 심지어 근로자들보다 대표의 경제력이 더 취약한 경우도 많다고 한다.
투자 역시 그렇다. 상장된 기업은 수도 없이 많으며(50,000~60,000) 시장은 상승장과 하락장, 그리고 횡보장을 반복하지만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업은 늘 있고, 이러한 기업을 발굴하는 게 투자자의 목적이고 바람이다. 어떻게 기업을 스크리닝 할지, 무엇을 보고 기업에 투자할지, 언제 매수하고 매도할지, 어떻게 추적 관찰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자 성과를 측정할지에 대한 나름의 체계가 잡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반복이 가능하고 개선이 가능하다.
시스템은 결국 사업 성과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투자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은 결코 효율적이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조금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기업의 경쟁우위에 대한 숙고를 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매뉴얼이 있어야 일반적인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화로 인한 시간, 노력의 절약만이 시스템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마쓰이 회장의 조언처럼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경험과 감을 축적하는 구조가 되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즉, 노하우와 지식 역시 복리로 쌓여가는 체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하다. 표준화된 매뉴얼이란, 투자 철학과 원칙, 프로세스에 대한 기록이며, 투자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줄 지도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원칙을 가슴에 새겨라.
어떤 규칙이나 공식이 생각하는 것을 돕기보다 그것을 대체하면 매우 위험하다.
그럴 경우, 그 규칙이나 공식을 버려라.
- 토머스 펠프스
'돈 버는 절대 회계'의 저자는 사업 전반에 걸쳐서 해야 할 3단계의 질문을 제시한다. 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면 비로소 사업에도 시스템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Q1. 표준화된 매뉴얼이 있는가?
Q2. 매뉴얼의 내용 중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가?
Q3. 아웃소싱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업무는 없는가?
2024.02.13 - [투자] - 회계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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