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반등에도 회복하지 못하는 기업_100배 주식

'100배 주식(크리스토퍼 메이어 저. 송선재 역. 워터베어프레스)'에서는 2007~2008년 경제위기가 걷히고 있을 때, 서드 에비뉴 밸류 펀드(Third Avenue Value Fund)의 마틴 휘트먼이 주주들에게 보낸 '시장의 회복'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소개한다. 

 

일반적인 시장은 가격 폭락 이후에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가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1932년, 1937년, 1962년, 1974~1975년, 1980~1982년, 1987년, 2001~2002년이 모두 그랬습니다. 전례 없었던 2007~2008년의 위기 후에도 시장은 마찬가지로 회복될 것입니다.

 

경제위기 이후로도 수 차례의 폭락이 있었지만 시장은 반등에 성공했다. 현재 미국 증시가 너무 고점이라는 평가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는데, 이후 찾아올 수 있는 하락의 폭뿐만이 아니라 경기 침체가 투자자들에게는 걱정일 것이다. 반등을 한다 해도 그 시기가 언제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기업의 주가가 회복되지도 않는다. 휘트먼은 시장이 회복되어도 전혀 회복되지 않는 세 부류의 주식을 짚어준다.

 

 

첫 번째는 애초에 극도로 과대평가되어 있던 주식으로, 주식을 멍청한 가격에 매수했다면, 시장이 회복되어도 고통을 받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가격 하락은 그 자체로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단념시킬 것이다. 휘트먼은 그의 주식 상당수가 2008년에 30~70퍼센트 정도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순자산가치는 증가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휘트먼은 그 주식 중 상당수가 3배 또는 4배 상승해도 순자산가치 대비 여전히 저렴하다고 믿는다. 당신이 만약 적당한 100배 주식 후보를 갖고 있다면 휘트먼의 주식과 비슷할 것이다.

 

회복될 것 같지 않은 두 번째 주식 부류는 '영구 손상'을 입은 주식이다. 최종적인 영구 손상은 폐업이며, 다행히 망하지는 않았더라도 사업을 상당 부분 잃은 기업도 해당된한다. 즉, 무엇인가가 변하여 더 이상 기존의 사업을 운영하기 힘들어지는 경우다.

 

마지막 부류는 "금융 위기에 주식 가치가 대량으로 희석되어 기존 보통주 주주가 그 희석으로부터 보호받기 힘들어진 주식"으로 이는 기업이 손실을 메우거나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대량으로 신주를 발행한 경우다. 증자는 마치 맥주에 물을 부어 나눠 마시는 상황과 같다.

 

 

상승세 올라타기 위해서든 하락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든든 투자자로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동일하다. 퀄리티 주식을 매수해서 흔들림 없이 보유해야 한다. 가치투자자가 가치평가를 하는 이유는 주식을 비싼 가격에 사지 않기 위해서이다. 훌륭한 기업이라면 다소 높은 가격에 매수해도 장기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큰 하락률로 하락장에서 버티기는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회복에도 시간이 더 걸린다. 좋은 회사가 좋은 주식이 되지 못하는 때는 이런 때이다.

 

기업이 위기에 빠진다면 줄어드는 현금이 문제다. 이때 기업은 주식 수를 늘림으로써 자본잠식을 피하려고 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생존할 수 있겠지만, 기존의 주주는 치명타를 입는다. 따라서 투자자는 추후 위기가 왔을 때 그 회사가 버틸 수 있는지 재무제표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회계를 이용해서 크게 성장할 기업을 선정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어느 기업이 현재 그리고 미래에 위태로울지는 알 수 있다. 재무상태가 우수하고 차입금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회사의 주식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재무제표 이면의 경쟁 우위 유무와 강도 역시 확인해야 한다. 경제적 해자를 갖춰서 경기 침체 기간에도 소비자에게 꾸준히 수요를 일으키고 경쟁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기업이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리고 반등 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안티프래질 한 특성이 있어서 오히려 위기에 더 강해질 수 있는 회사가 우리가 찾는 회사가 아닐까? 워런 버핏이 말씀하셨듯이 언제 홍수가 올지 예측하기보다는 방주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그 방주는 다른 배들과 달리 홍수에도 침몰하지 않고 바다에 뜰 수 있는 강하고 튼튼한 배다.

 

2024.12.06 - [투자] - 100배 주식 투자가 덜 위험하다

100배 주식 투자가 덜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