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처럼 주식도 만기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수명이 있는 것처럼 기업도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는데, 그 국면마다 투자 전략이 다르다. 개인투자자들은 연 10%의 투자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얻기 위해 주가지수 위주의 장기 보유 전략을 기본으로 할 수 있지만, 부분적으로 각자 확신이 있는 개별기업을 매매함으로써 초과수익률을 도모할 수 있다. 이때 국면마다의 투자 전략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도입기
기업 탄생 초기 상태에는 기업을 시작하기 전 R&D와 생산시설 등 고정투자 후 아직 제품이 출시되지 않아 실적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적자 상태이며, 가치평가가 쉽지 않다. 여기서는 두 가지만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성장 잠재력, 즉 궁극적으로 블루오션으로 갈 수 있는지 여부이고, 두번째는 남이 모방할 수 없는 차별성, 즉 핵심 경쟁력이다. 이 두 가지만 있으면 좀 비싸게 주식을 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핵심 경쟁력만 있으면 그 기업이 끝까지 생존해서 큰 시장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기
제품이 나와서 고객들에게 주목을 받는 시점으로, 시장에 경쟁자가 없어서 기업이 가격결정력을 갖고 있다. '부르는 게 값'이 될 수 있고, 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그런데 시장에 그 소식이 알려져 있고,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므로 이미 PER이 높고, 비싸진 상태다.
이 단계에서는 '실적 증가세가 시장의 기대(컨센서스) 이상인지'만 판단한다. 기대 이상이면 PER이 상승하며 주가도 한 단계 점프한다. 실적의 진행 방향이 바뀌었다고 판단하는 것이며, 이를 '재평가(re-rating)'이라고 한다. 반면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PER이 하락하며 '디레이팅(de-rating)'된다. 이 때는 재평가를 거듭할 만한 구조적인 성장이 있는 기업을 선택해서 장기 보유하는 투자 전략이 바람직하다.
성숙기
성장기 말미에 경쟁자들이 대거 진입하며 시장이 포화되기 시작한다. 성숙기에는 그런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생존자가 결정되고 수요의 성장세는 둔화된다. 즉 주가 변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줄고, 가치평가도 쉬워진다. 주식의 내재가치는 현재의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 미래의 수익가치를 더해 계산할 수 있다. 그런데 청산가치는 재무제표(자기 자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값인 반면, 미래 수익가치는 주관적 판단이 개입되므로 어렵다.
그런데 성숙기 기업은 객관적인 청산가치가 대부분인데, (경쟁이 치열해진) 성숙기에는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주주들의 요구수익률(COE)을 상회하기 어려워 기업가치를 청산가치 이상으로 들어 올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 내재가치의 하한선(entry price)과 상한선(exit price)을 비교적 쉽게 절할 수 있다. 투자 전략으로는 주가가 하한선에 근접할수록 저점 매집하고, 상한선에 다가올수록 분할 매도하는 박스권 매매(band trading)가 가능하다.
쇠퇴기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시장이 위축되는 속도가 경쟁자가 줄어드는 데 비해 빠르게 진행되면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이 주주들의 요구수익률을 하회한다. 즉 영업을 할수록 기업가치를 훼손하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주가가 청산가치(자기자본)에도 못 미치는, 즉 주가 순자산배율(PBR)이 1배 미만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만일 기업이 그동안 쌓아둔 청산가치를 당장 배당한다면 주가는 청산가치 근방으로 뛰어오를 수 있는데, 이는 PBR이 1배 근방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국면에서는 배당 성향이 높은 기업을 찾는 투자 전략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런데 쇠퇴기 기업들이 왜 기업가치를 훼손하며 영업을 지속할까? 시장참여자들의 생각과 달리 기업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그것보다는 지배구조의 문제가 대부분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한국 기업들도 문제가 시각하다. 대주주들이 기업의 이익을 배당의 형태로 일반주주들과 함께 나누기 싫다는 것이다.
최근 지속경영을 위한 ESG(친환경/ 사회평등/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배구조가 열악해 주가의 디스카운트가 심한 기업들은 행동주의자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주가의 정상화를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Reference
김학주의 40배 수익클럽. 김학주 저. 21세기북스
2024.11.25 - [가치평가] - 기업 라이프사이클과 내러티브_내러티브 앤 넘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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