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내재가치를 규명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부정확한 행위이다. 워런 버핏은 "주식의 내재가치와 기본 가치를 정확한 수치로 집어내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필수적으로 예측해보아야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내재가치란 기껏해야 가능성의 범위에 존재하는 불분명한 측정치에 불과하다. 직절 요소가 중요한 이유는 내재가치의 계산이 적절하게 이뤄진다고 해도 고작해야 분석의 기초 단계를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이렇게 말했다. "주식가치에 대해 단순한 연산이나 가장 기초적인 대수의 수준을 넘어서는 믿을 만한 계산을 본 적이 없다."
내재가치 계산의 효용성은 실질적인 가치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또한 투자자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볼 만한지 확인시켜 주는 체크 리스트를 제공하는 정도다. 워런 버핏은 이렇게 설명했다.
스튜어트 판사는 외설물의 기준을 공식처럼 정해두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것을 볼 때 알게 된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들도 복잡한 등식 또는 역사적 주가를 참조하지 않고도 특정 투자의 고유한 위험을 부정확하지만 유용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이 피치 못할 부정확성을 보상해주는 개념이 '안전마진'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을 빌리자면 안전마진이란 '계산 착오나 행운이 따르지 않는 것을 흡수하는 완충장치'다. 내재가치 측정이 부정확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가치투자자는 내재가치와 주가 사이에 부인할 수 없는 커다란 격차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빼어난 주식을 발굴하려고 노력한다. 케인스가 말하는 '극단적 선호주' 또는 '미인주'가 엄격하게 정의된 내재가치를 보여주지는 못하더라도, 충분한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데이비드 도드와 함께 쓴 '증권분석'에서 이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흔한 비유를 들어 여성을 한 번 흘깃 쳐다보면 여성의 정확한 나이는 몰라도 투표권을 행사할 연령에 도달했는지 정도는 알 수 있다. 또한 남성의 정확한 체중은 몰라도 정상 이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지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다.
가치투자는 주가 상승보다는 하락의 위험 쪽에 더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다. 내재가치에 대한 충분한 할인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주식을 선택함으로써 투자자는 내재가치의 '마룻바닥'이 장기적으로 주가를 떠받쳐줄 것임을 믿고 안도할 수 있다.
반면 투기꾼의 주요 관심사는 기업의 내재수익률이 아니라 주가를 더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지의 여부다. 이에 대해 프레드 슈워드는 다음과 같이 고찰했다.
투기란 적은 돈을 큰돈으로 바꾸려는 시도이며, 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투자란 큰돈이 작은 돈이 되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으로, 성공할 만한 시도다.
케인스는 "야성적 충동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건강한 사람이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듯이, 결국에는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거부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가치투자자는 투자하기 전에 가격 하락 위험에 초점을 맞춰 매수의 대상이 충분한 안전마진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Reference
버핏도 따라한 케인스의 주식투자 비법. 저스틴 월쉬 저. 손정숙 역. 부크홀릭
2024.05.12 - [투자] - Margin of safety(안전마진) 가격의 한 가지 예외_Rule#1
2024.03.31 - [가치평가] - 안전마진은 가치평가 초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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