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가격이 정찰가격보다 높을 때
이것은 우리가 바라마지 않는 문제다. 2000년에 아폴로 그룹을 샀다고 가정하자. 당시 미스터 마켓은 기술주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교육산업의 가격을 낮게 매겼다. 그래서 정찰가격에서 78퍼센트 할인된 가격에 이 기업을 구입할 수 있었다. 돈 벌 준비가 된 것이다. 기업은 계속해서 높은 성장을 기록했고, 마침내 미스터 마켓도 이 회사의 가격을 잘못 정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자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른다. 4년도 되지 않아 이 기업의 가격은 정찰가격을 넘어선다.
현재는 어떠할까? 이 기업은 여전히 훌륭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매출액, 주당순이익, 자기자본, 현금 모두 안정적인 증가율을 기록한다. ROIC도 여전히 높고 안정적이다. 우리가 계속 소유하고 있어야 할까? 주식을 영원히 보유하는 것이 옳은 방법일까?
이를 설명하기에 아폴로 그룹보다 더 좋은 예는 없는데, 다음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2004년 아폴로 그룹의 가격은 주당 95달러였다. 우리는 4년 전 주당 10달러에 이 기업을 샀고, 당시 정찰가격(적정가격)은 40달러, MOS(margin of safety, 안전마진)은 20달러였다. 2004년 현재 아폴로의 정찰가격은 얼마일까?
이 기업은 계속 성장했으므로 정찰가격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 이번에도 케이크를 굽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재료를 조리대 위에 올려놔야 한다.
- 2004년 당기 EPS(과거 12달 동안의 기록): 0.90달러
-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미래 예상 EPS 증가율: 23퍼센터
- 과거 PER: 62
- 현재 주가: 95달러
필요한 재료를 모두 갖췄으므로 빅 파이브 수치를 보고 Rule#1 EPS 증가율을 확인해야 한다. 그런 다음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23퍼센트의 EPS 증가율을 이용한다. 이는 10년 동안 더블이 세 번 발생했다는 뜻이다(72 나누기 23). 현재 EPS는 0.90달러이므로 더블이 세 번 발생하면 10년 뒤의 EPS는 약 7달러이다(0.90에서 1.80, 1.80에서 3.60, 3.60에서 7.20). 과거의 PER가 너무 높으므로 증가율에 2를 곱한 값(2 x 23 = 46)을 Rule#1 PER로 삼는다. 이럴 경우 미래의 가격은 320달러 정도가 된다(7달러 x 46 = 322달러). 또한 정찰가격은 미래 가격의 4분의 1(최소 요구수익률을 15퍼센트로 잡았을 때 10년 뒤의 가격은 현재의 정찰 가격은 80달러이다. 현재 정찰 가격은 80달러이지만 현재(2004년)의 시장가격은 95달러이다. 아폴로 그룹의 시장가격은 정찰가격보다 높고 따라서 MOS인 45달러보다 훨씬 높다.
기업의 가격이 정찰가격에 가까워지면 큰 손들(즉, 기관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시작한다. 당신도 알다시피 그들도 이런 계산을 할 수 있다. 그들이 이익을 챙겨 가려면 모종의 문제가 발생해야 한다. 애널리스트의 부정적인 보고서, 언론의 부정적인 평판, 정부 감독기관의 규제 강화, 업종과 관련된 나쁜 소식, 엇나간 예상 등이 선행되는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히 우울증에 빠져서 이익을 챙겨 가는 것일 수도 있다.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그들이 왜 팔려고 결정했는지 이해하려 하지 마라. 그들은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움직일 수도 있고 아무 이유 없이 움직일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집단으로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는 나그네쥐처럼 다른 기관들도 따라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Rule#1 투자자인 우리는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우리 돈을 투자할 더 좋은 기회를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안전 마진을 훨씬 크게 두고 기업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갖는 셈이다.
하지만 아폴로 기업을 이해하기 위해 그 모든 노력을 쏟은 다음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은 안 될 말이다. 대신 아폴로 그룹을 판 다음에도 이를 관찰 대상 목록에 계속 올려놔야 한다. 이 기업이 다시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하면(그리고 여전히 4M-meaning, moat, management, margin of safety-을 충족시킨다면) 이 기업을 다시 구매하는 것이 좋다.
가격이 우리가 정한 안전 마진 수준으로 다시 떨어지면 아폴로 주식을 다시 구입해서 승승장구할 수 있다. 사실 내가 아폴로 그룹을 예로 든 이유는 이 기업의 가격이 수직 상승과 수직 하강의 예에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 2004년 중반 95달러이던 이 기업의 주가는 2004년 11월에는 65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렇다면 이 가격에 이 기업을 다시 구입하는 것이 옳은가(우리가 계산한 아폴로의 MOS 가격은 45달러였다)? 중요한 문제를 하나 제기하겠다. 주가가 정찰가격 이하로 떨어졌을 때 언제 다시 주식을 구입해야 할까? 처음에 50퍼센트 안전 마진을 두고 구입한다면, 다시 구입할 때는 안전 마진을 더 적게 두여야 하는가? 답은 '그렇다'이다.
Reference
주식투자 절대법칙. 필 타운 저. 조성숙 역. 랜덤하우스
2024.05.12 - [투자] - Rule#1 투자에서의 매도 시점_01
2024.05.11 - [투자] - 가치투자자의 은퇴 후 생활 방법 두 가지_Ru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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