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소중한 돈을 잃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자신만의 투자철학과 원칙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에서, 뉴스에서, 책에서 추천하는 종목에 투자하고 처음에 수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하락은 당연히 올 수 있는데 이때 비자발적인 장기투자자가 되거나 손절을 해버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말 그대로 '초보'인데 투자철학과 원칙이 있을 리 없다. 결국 투자와 자신은 맞지 않다고 투자를 접거나 아니면 계속 수업료를 내면서공부하게 되고 자신의 투자철학과 원칙을 만들어가게 된다.
수업료. 수업료는 당연히 누구나 내게 되겠지만, 그 정도는 개인마다 다르다. 단순히 수익을 버는 몇 가지 방법이 아닌 평생 가져갈 수 있는 나만의 원칙을 어떻게 하면 만들어갈 수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해나가야 할까?
자산을 이리저리 사고팔거나 5분에 한 번씩 가격 그래프를 지켜보는 건 투자 공부가 아니다. 그런 건 투자 결과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투자는 의사결정의 미학이다. 본질적으로 투자라는 것은 뭔가를 사고, 팔고, 쥐고 있는 것까지 끊임없는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면 돈을 번다. 부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멍청한 의사결정을 하면 돈을 잃는다. 투자는 다음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
- 투자한 자산과 관련된 실질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
- 정보의 정확성과 중요도를 평가하는 과정
- 우선순위와 원칙을 바탕으로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
- 경험을 농축된 직관으로 만드는 과정
- 직관을 원칙에 녹여내는 등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모든 과정
아무리 지식을 많이 수집하더라도 그 안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낼 수 없으면 의미가 없다. 아무리 의사결정 능력이 좋더라도 정보가 부족하면 제대로 된 결정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세상에 대한 지식과 투자의 지혜를 골고루 쌓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돈이 될 것 같아 보이는 걸 이리저리 찾아다니다 보면 어딜 봐도 내가 모르는 것투성이고, 본인이 투자한 주식에 대해 공부하면서도 이게 왜 떨어지고 왜 오르는지 전혀 이해가 안 된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길을 잃고 본인이 마치 바보가 된 것 같은 답답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나도 그런 식으로 투자 공부를 했다면 스스로 바보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투자 공부가 어려운 것은 바보여서가 아니라 공부의 순서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인이 왜 공부를 하는지, 왜 이런 공부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갑자기 특정 주식이나 자산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면, 즉 지엽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바텀업 Bottom Up 방식으로 공부하면 갈피를 잃기 쉽다.
공부하되, 사랑에 빠지지 말자. '나는 투자로 30년을 벌었다' 중. 한정수 저. 토네이도. p.68, 69
투자는 매수 매도 버튼을 몇 번 누르는 건 아닐 것이다. 투자를 하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인생의 여러 장면에서 하게 될 '의사결정' 과정을 다듬어나가는 논리, 직관을 기르는 수업이다. 인터넷 강의를 멍하니 듣고 마는 게 아니라, 내가 이 수업을, 이 공부를 왜 하는지 알아야 하고 어떻게 해나 갈지를 고민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지 정해나가야 한다. 현재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침체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이 중요한 거시경제에 대한 공부로 큰 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 대한 지식을 쌓을 때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자들의 지혜를 빌릴 때도 탑다운Top Down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들의 투자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건 얕은 공부다. 그게 어떤 필요에 의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나온 결과물인지 생각을 거슬러 올라가 봐야 한다.
투자 원칙을 세움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인 Why를 이해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인 How를 이해하고, 그 방법론을 실천할 수 있는 행동강령인 What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도출해놔 봐야 진짜 내 것이 된다. 원칙이 없을 경우에는 어떤 부작용이 생기게 되는지 직접 경험해 보는 과정도 필요하다. 각각의 투자 원칙들이 어떤 생각 과정에서 생기게 됐는지, 왜 생기게 됐는지, 어떤 상황에 적용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What만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원칙의 의도와 180도 달라진 해석을 하게 되기 쉽다. 그래서 공부의 첫걸음은 공부의 이유, 목적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내가 무엇 때문에 투자 공부를 하고 있는지, 왜 이 책을 읽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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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돈을 불리는 능력을 배우기 위해 내가 목표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 자리까지 올랐는지 알아봤다. 큰 부를 일군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돈을 버는 패턴, 법칙, 원칙을 가지고 있다. 급변하는 여러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을 찾고 그걸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지만 터득하면 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의 방향성이 정해진 것이다.
내가 하는 투자 공부는 모두 앞서 말한 탑다운 방식의 고민을 통해 나온 공부 방법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은 투자 철학과 원칙을 정교화하여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그래서 투자 철학에 대해 공부할 때는 성공한 투자자들의 원칙과 그 원칙이 생긴 이유를 이해하면서 최대한 많이 내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투자 공부를 할 때는 탑다운 방식으로 하라. '나는 투자로 30년을 벌었다' 중. 한정수 저. 토네이도. p.71, 72
전공 공부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책을 본다고 하고 있지만 결국 큰 제목과 주제를 놓치면 중간에 길을 잃기 십상이다. 워런 버핏 옹은 주식이 아니라 부동산을 했어도 크게 성공했을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대가의 원칙은 두루 통하기 마련이다. 상황에 맞는 변형도 필요할 수 있지만 변하지 않을 중심을 잡을 투자철학과 원칙이 필요하다. 이는 책만 읽어서도 안되고 결국에는 투자 경험이 쌓이면서 다듬어질 것이다.
그다음은 투자 결정의 토대가 되는 정보를 수집하는 것, 다르게 말하면 세상의 흐름을 읽는 것이다. 세상의 흐름을 읽는다니 굉장히 거창해 보이지만 별것 없다. 그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나 공부하는 것이다. 지금 세상이 주목하고 있는 건 무엇인지, 앞으로 세상이 주목할 건 무엇인지, 세상의 돈이 어디에 가장 많이 몰리고 있는지, 그다음에 어디로 움직일지 생각해 보기 위한 시간이다.
세상을 뒤흔들 다음 물결의 진원지는 정치 분야일 수도 있고, 과학 분야일 수도 있고, 금융 분야일 수도 있다. 하나의 분야에 매몰되지 않고 되도록 큰 그림을 보면서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그 흐름을 주도하는지, 어떤 회사가 흐름을 주도하는지 찾는다.
어렵고 전문적인 일이 아니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나는 단기적인 시장의 변동이든 장기적인 돈의 흐름이든 모두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변화와 인식 변화에 기인한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한다기보다 시장 분위기의 변화를 나타내는 심리 지표들을 주로 찾으려고 노력한다.
나는 신문 읽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나는 투자로 30년을 벌었다' 중. 한정수 저. 토네이도. p.77
책을 읽고 투자 경험을 쌓으면서도 뉴스 읽기를 함께 해나가야 한다. 단지 현재의 시황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과 분위기를 읽으려고 노력하고 나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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