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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착한 부채 선수금

by Blueorbit 2024. 11. 30.

선수금이라고 하면 제품이나 상품을 납품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고, 거래처로부터 미리 받은 돈을 의미한다. 아직 상품이나 제품을 넘겨주거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단계이다. 선수금을 받았다는 것은 회사로 돈이 들어왔다는 건데, 현금 증가로만 기록하면 되지, 왜 부채에도 잡혀 있을까?
 
회계에서 말하는 부채의 정의를 생각해 보자. 일상생활에서 부채는 주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대금 등을 말하며, 이는 '빚'이라는 말로 바꾸어 쓸 수 있다. 은행빚과 카드빚이 그 예이며, 영어로는 'debt'이다. 하지만 회계에서 말하는 부채의 개념은 일상에서 말하는 부채의 의미보다 훨씬 넓다. 회계에서는 '미래에 갚아야 할 돈이나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자원을 사용해 이행해야 할 의무'를 모두 부채라고 부르며, 이에 해당하는 영어는 'liability'이다.
 

 
선수금은 회사에서 제품이나 용역을 제공하기 전에 미리 받은 금액이며, 현금 유동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선호한다. 그러나 선수금을 받았을 경우 미래에 회사의 재고자산을 납품하거나 인력을 투입해서 용역을 제공해야 하는데, 즉 현재 선수금을 받았을 경우 미래에 회사 자원이 유출되거나 인건비가 지출되어야 한다. 이는 회계적으로 부채의 정의를 정확히 충족하므로 선수금 명목으로 회사가 받은 금액만큼 부채로 기록해야 한다. 선수금이 유입하면 자산에서 현금이 증가하고 동시에 그 금액만큼 선수금 부채가 잡히는 것이다. 선수금이 상당한 기업은 재무상태표 유동부채(선수금)나 비유동부채(장기선수금)에 직접 표시하는 회사도 있지만, 주석에 표기하는 회사도 있다. 재고자산을 납품하거나 용역을 제공하면, 의무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선수금 부채를 지울 수 있고, 이와 동시에 매출이 발생한다. 재고자산을 납품했으면 제품매출 또는 상품매출이 생기고, 용역을 제공했으면 용역매출이 생긴다.
 
장단기차입금, 외상매입금 같은 부채는 일정 시기에 현금으로 갚아야 하고, 차입금의 경우 이자비용을 나가므로 이익이 감소한다. 선수금은 부채의 성격을 띠지만 앞으로 매출로 전환될 금액이라는 점에서 다른 부채와는 성격이 다르다. 즉 다른 부채처럼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선수금이 사라지면서 매출로 기록되니 기업의 손익을 좋게 말들어준다. 이처럼 선수금은 납풉을 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면 매출 전환이 예정된 부채이기 때문에 '착한 부채'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선수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납품 계약이 많아서 미래에 기업의 매출이 많이 증가한다는 의미이므로, 조선업, 장비회사 등 수주를 근간으로 하는 기업이 선수금 급증으로 부채비율이 상승한다면, 이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현실의 기업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선수금의 증가가 오히려 영업 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을 예로 들면, 반도체를 생산하는 회사가 반도체 경기 둔화를 이유로 기존의 반도체 장비 납품 계약을 연기할 수 있다. 이 경우 선수금만 받은 상태에서 반도체 장비의 실제 납품이 지연되면서, 반도체 장비 공급 회사의 매출이 감소하고 선수금만 쌓이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물론 반도체 장비 공급 계약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연기됐던 공급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해당 기업의 실적은 연기된 공급 계약만큼 크게 증가할 것이다.
 
Reference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 김수헌, 이재홍 저. 어바웃어북
주식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제표 행간을 읽어라. 김대욱 저. 스마트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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