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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훌륭한 기업의 괜찮은 가격

by Blueorbit 2024. 5. 28.

초창기 버크셔 해서웨이가 겪은 불운은 케인스와 워런 버핏 모두가 가르쳐주는 교훈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 교훈은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 또는 워런 버핏의 용어를 빌리자면 '경제적 해자'를 확보한 기업의 지분을 취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처음에 영위했던 섬유 제조업은 높은 자본적 지출이 필요한 반면, 일반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1차 산업이었다. 워런 버핏은 독점적인 영업권이나 확고한 과점 체제, 잘 알려진 브랜드 네임 같은 튼튼한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들이 장기적 투자 전망에서는 훨씬 더유리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워런 버핏은 "순풍보다 맞바람에 더 센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대한 기업이 순간적인 어려움에 사로잡힐 때 투자 기회가 나타난다"라고 조언했다. 이 점에서 워런 버핏은 그의 멘토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방식과 다르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보통의 기업을 싼 가격에 사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양적 기준을 충족시키는 주식들로 광범위하게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그는 종목의 숫자를 충분히 확보해야 몇몇 기업들의 부침을 이겨낼 수 있고, 결국에는 주가 상승을 맛볼 수 있으리라고 예상했다.

 

https://www.investopedia.com/terms/j/john_maynard_keynes.asp

 

반면 워런 버핏의 투자 기준은 질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지배적 위치에 있는 위대한 기업,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흉내 낼 수 없으며, 장기적 지속 가능성이나 상당한 영속성을 갖춘 영업권을 보유한 기업을 찾는다. 이처럼 질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방어력 있는 '해자'를 구축한 기업을 적정한 가격에 사들이려는 워런 버핏의 방법론은 케인스의 접근법을 반영하고 있다. 한 잡지의 인터뷰 기사에서 케인스는 '블루칩(수익성, 성장성, 안정성이 높은 대형 우량주'의 덕목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은행주나 석유주, 투자신탁, 채무증권, 우선주나 보통주 중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주식의 분야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 범주 안에서 가장 좋은 주식만을 매수하는 것이 훌륭한 전략이다. 

 

 

소위 '턴어라운드 주식'은 대부분 가치투자자에게는 극히 박한 안전마진만을 제공한다. '맑은 하늘'만 펼쳐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근거해서 미래의 수입을 예측하는 것은 투기적인 일이다. 장기투자자에게는 질적으로 훌륭한 기업이 훨씬 좋은 투자처다. 이에 대해 찰리 멍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가수익률은 해당 기업이 사업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률을 뛰어넘기 어렵다. 40년간 자본 대비 6%의 영업수익률을 올려온 기업을 40년간 보유하고 있었다면, 여러분의 주가수익률은 6%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처음 주식을 사들였을 때 아주 싼값에 매수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20~30여 년간 자본 대비 18%의 수익률을 올린 기업의 주식이라면 비싼 값에 사들였다고 해도 여러분은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복리의 엄청난 누적 효과를 이용할 줄 아는 장기투자자라면 단 한 번 싼값에 매수해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 이익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
버핏도 따라한 케인스의 주식투자 비법. 저스틴 월쉬 저. 손정숙 역. 부크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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