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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사업보고서에서 주목해야 할 내용

by Blueorbit 2024. 4. 8.

상장기업의 사업보고서에서 뭔가 이익이 될 만한 항목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좀 특별한 시각이 필요할 것입니다. 특정 산업에 정통한 전문가라면 자신의 전문지식에 비춰볼 때 명백하게 드러나는 사항들을 면밀히 주시해 각각의 수치들을 검증해 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투자자들은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초보투자자라면 신문의 기사제목만 보고 그것이 정확한 기업 현황이겠거니 생각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 기업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에 관한 지식은 부족합니다. 그러나 보니 기업의 실상을 정확히 알았다면 그렇게 비싸게 지불하거나 싸게 팔지 않았을 수준의 매수호가나 매도호가로 주문하게 됩니다. '목숨을 걸고 투자하라(굿모닝북스)'에서 저자인 제럴드 로브는 사업보고서에서 기업의 실상을 정밀하게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팁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Unsplash

 

우선 현재의 현금 수입으로는 공장 증설이나 필요한 운전자본의 증가, 배당금 지급 등을 충당할 수 없어 끊임없이 외부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을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예외로는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벤처기업이나 성장 속도가 워낙 빠른 기업의 경우 늘 이런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업종 자체가 성숙한 대기업의 경우 이런 상황에는 잘 빠지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어떤 기업이 위의 경우에 해당한다면 해당 업종의 수익성이 극히 낮거나, 경영진이 부실하거나, 아니면 너무 무리한 확장을 한 결과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기업들 대다수는 지속적인 자기자본 수혈과 함께 대규모 외부 차입과 우선주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데, 얼마나 많은 자산을 외부 자금으로 취득하는지, 또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이익을 낼 수 있는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음으로는 재고자산 항목인데, 가격 변동폭이 큰 재고자산을 대규모로 보유하는 기업입니다. 이런 기업들은 대부분 광고나 밀어내기식 판매를 통해 사업을 유지하는 데 주력할 뿐, 실제 영업활동이나 제조활동에서 이익을 얻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재고자산의 가격이 오르면 돈을 벌고, 재고자산의 가격이 떨어지면 손실을 보는 식인데, 한마디로 특정 상품의 투기적 상황에 매달려 간접경비를 줄여야만 회사가 돌아가는 것이지요. 물론 적절히 대응하기만 하면 이런 기업 주식도 일시적으로 매력적일 수는 있겠지만, 저자는 왜 이런 주식을 사는지 투자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영업이익률이 높으면 대개 치열한 경쟁을 유발합니다. 고정자산이 낮으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운전자본으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업종 역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고정자산을 일시에 상각 하겠다는 발표는 앞서 생산시설을 확대한 게 잘못됐음을 시인하는 것일 수 있으며, 이런 신호는 기업에 좋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영상 용납할 수 있는 실수도 있을 수 있고, 상각 하는 게 더 합당한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고정자산 상각 뉴스를 예상하고서 주식을 매수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다만 여기서 회복하느라 추가적으로 잘못된 지출을 할 때까지 주식을 계속 들고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그렇다면 투자자가 찾아내고자 하는 기업은 어떤 기업일까요? 사업보고서상의 이익이 얼마가 됐든 앞서 언급한 요인들, 즉 부채 상환과 운전자본의 증가, 공장 증설이나 효율성 증대를 위한 추가 비용, 배당금 지급 등에 필요한 지출을 전부 충당할 수 있는 현금을 벌어들이는 기업입니다. 몇 년치 재무상태표를 잘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숫자의 이런 기업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실제 영업활동이나 제조활동에서 이익을 얻는지 여부를 주목해야 합니다. 단지 운이 좋아 보유하고 있던 재고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이익을 낸 경우는 가려내야 합니다.

 

 

저자가 보기에는 미국의 경우 신규 사업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경향이 있었는며, 그것도 대개는 좋지 않은 시기에 그렇게 했다고 합니다. 경기침체기에 아주 낮은 가격으로 고정자산에 추가로 투자한다면 사업상 괜찮은 리스크라고 할 수 있겠지만, 경기호황기의 설비 확장은 자칫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다만 세후 기대 순이익이 기존이 설비를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더 짧은 기간 내에 추가 설비투자 비용을 상쇄시켜 줄 수 있다면 괜찮겠지요. 또한 고정자산의 노후화로 인한 비용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세법상 감가상각 비율을 제한함으로써 순이익이 과대 평가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수치상으로만 잘 나가는 기업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보수적으로 회계처리하는 일부 기업들은 세법상의 감가상각충당금과는 별도의 준비금을 쌓아놓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원칙이라기보다는 예외적인 사항이지만, 투자자들이 분석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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