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돈을 버는 것, 그리고 투자 공부란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습니다. 경제학, 회계학 경영학 등을 전공하고 공부하는 것이 경제 혹은 투자 공부라고 여겼더랬지요. 투자와 주식은 운이 작용하는 요소가 막대하기 때문에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란 의견을 요즘도 심심찮게 듣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경제 전문가들의 투자 수익률이 높지 않고, 다트를 던지는 원숭이보다 못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심지어 어떤 책은 투자 공부, 시황 공부 아무 필요 없고 본인이 개발해 낸 방법만 따라 하면 하루 30분 투자로 연 수익률 25% 이상 올릴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 정도로 막 나가지는 않지만, 사실 아무런 고민 없이 S&P500 등 미국 시장의 지수에 투자만 해도 상위 20% 이내에 든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그 미국 경제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요.
그럼에도 투자의 여러 구루들은 깊이 있고 끊임없는 공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서점에 가봐도 투자 관련 서적은 언제나 인기가 있는데 이는 알파를 취하려는 투자자들의 야망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최근 같은 하락장에서 소중한 자신의 투자금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반영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투자 공부를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히 교양을 쌓듯이, 아니면 재미를 위해 읽어야 할까요? 자신의 삶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지 않다면 그것도 괜찮은 방법일 수 있을 겁니다. 이런저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 세상에서 투자 공부까지 온 힘을 다해할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만약 당신이 절실하게 경제적인 자유를 꿈꾸는 투자자라면 어떤가요?
칼이 목 앞까지 다가왔다는 느낌이 들고 이제 정말 이렇게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면요? 그는 어떤 자세로, 어떤 단계를 목표로 투자 공부를 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궁금증의 답을 일본의 전설적인 투자자 고레카와 긴조의 자서전인 '일본 주식시장의 신, 고레카와 긴조(고레카와 긴조 저. 강금철 역. 이레미디어)'에서 알아보았습니다.
빈곤한 중에 도서관을 다니다
금융공황으로 사회적인 신용이 가장 두터운 은행이 줄줄이 도산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미증유의 혼란은 혹시 자본주의의 종말 현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마르크스, 레닌이 말하는 자본주의 붕괴현상의 제1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채권자의 호의대로 사장을 계속했다면 세상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본주의가 붕괴하고 공산주의사회가 되면, 나는 물론이고, 다음 시대를 살지 않으면 안 될 네 명의 아이들은 자본가의 자식들이라고 해서 불행해진다. 회사의 경영자로서 복귀하기 전에 현실의 혼란이 불가피하게 일어난 원인이 자본주의 말기의 붕괴 현상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일시적인 혼란 현상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당시 나는 아직 31살, 그 때문에 2년이나 3년 늦어진다고 해서 문제 될 것 없지 않나 생각했다. 교토의 아라시야마에 살게 된 것은 지인에게 부탁해서였다. 그곳 사람들의 기풍은 온순했다. 방 한 칸을 세 얻었는데 집세는 삼 년간 내지 않았으며, 쌀집 주인은 아내에게 2년간이나 쌀값을 청구하기는커녕 역으로 격려해 주었던 것이다.
"아주머니, 우리한테는 아무 신경 쓰지 마세요. 댁 남편은 꼭 출세할 겁니다."
도서관에서 한 공부
그리고 네 명의 아이들을 가진 5인 가족을 데리고, 집세는 내지 못하고, 쌀값도 낼 수 없는 빈궁한 생활 속에서 3년간 매일처럼 아라시야마에서 오사카의 도서관을 다니면서 경제관계 책과 자료를 뒤졌다.
도쿄대학 교수를 지내다 아사히신문에 들어가 설화사건으로 퇴사, 다시 도쿄대학으로 돌아간 요시노 사쿠조 박사의 '제삼혁명 후의 중국'과 '일본무산정부론', 또 다이쇼 데모크라시 시기에 사회운동을 실천하고 와세다대학 교수의 몸으로 노동농민당 중앙위원장에 취임하여 무산정치운동의 선두에 섰던 오오야마 이쿠오의 '현대일본의 정치과정'과 가와카미 하지메와 함께 감수한 '마르크스주의 강좌'와 같은 정치, 경제에 관계된 저작을 모두 독파했다. 세계 각국의 수십 년에 걸친 경제통계를 조사하고, 물가, 경기, 주가의 변동과 소비동향을 철저히 분석했다.
처음에는 1, 2년에 결론이 나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2년이 지나도 전혀 앞이 보이지 않은 채로 3년간이나 도서관을 쉬지 않고 다녔던 것이다.
치열한 독서로 인생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보면 위와 같은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도서관 옆으로 이사 가서 3년 간 책을 읽었다는 사람, 질병을 얻고 입원해서 거동이 불가능한 수개월 동안 독서를 했다는 사람, 어렸을 때 도서관의 책을 전부 읽었다는 사람 등... 워런 비핏 옹과 찰리 멍거 옹 역시 매일마다 다양한 분야의 책과 자료를 치열하게 읽을 것을 강조합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지식을 쌓아야 하고 몰입하는 과정 역시 필요합니다. 유튜브,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 지식을 얻는 방법이 꼭 독서일 필요는 없겠으나, 다른 매체에 비해 독서가 가지는 장점은 참 많습니다.
단순히 읽기만 하면 안 되고 생각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본인의 손으로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매일마다 해나가기 위해서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직장을 그만두고 도서관이나 산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고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겠습니다.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시간이 금이라는 격언은 여기에도 적용이 됩니다. 제가 투자 공부에 얼마나 많이, 그리고 집중적으로 했느냐는 투자자의 손익을 결정할 테니까요. 길지 않은 글이지만 고레카와 긴조가 어려운 시절에 치열하게 공부한 기록은 제가 보내는 시간과 마음가짐을 되돌아보게 하고 반성을 하게 합니다. 오늘 하루부터 조금 더 밀도 있게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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