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상태표의 자본화(capitalization)란 장기 자산과 부채를 원래 원가나 공정 시장 가치(fair market value)로 기록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유형자산, 설비, 장비 등의 자산과 장기 부채 등의 부채가 포함된다.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본화하기로 한 결정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자본화를 하는 이유
첫째, 지출이 여러 회계 기간에 걸쳐 혜택을 제공하는 장기 자산에 대한 것이라면 즉각적인 비용으로 기록하기보다는 자본화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형자산(PP&E)에 대한 지출은 수년에 걸쳐 이익을 창출하므로 자본화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 회사는 그 금액이 중요한 경우 특정 지출을 자본화하도록 선택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하다는 의미는 재무제표의 맥락에서 항목이나 거래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지출이 투자자와 채권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한 경우, 회사의 재무 상태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자본화될 수 있다. 셋째는, 비용과 창출되는 수익을 일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회계의 일치 원칙(matching principle)이다. 특정 비용을 자본화하고 감가상각이나 상각을 통해 여러 기간에 걸쳐 비용인식을 분산함으로써 회사는 비용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익과 더 잘 일치시킬 수 있는 것이다. 넷째, 경우에 따라 특정 지출을 언제 자본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는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 원칙(GAAP) 또는 국제 재무보고 표준(IFRS)을 따라야 하는 경우가 있어, 이 때는 즉각적인 비용 인식보다는 자본화가 필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내부 정책인데, 회사는 재무 보고의 일관성과 비교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출 자본화에 관한 내부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은 지출 규모, 예상되는 미래 이익 및 업계 관행과 같은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재무상태표를 보면 업종뿐만 아니라 회사의 취향과 영업 동향도 어느 정도 파악 가능합니다. 연구개발비, 콘텐츠 제작비 등 그때그때 비용으로 처리할 수도 있고, 자본화하여 무형자산으로 쌓았다가 나중에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전자를 선호합니다. 개발'제작에 얼마를 썼는지 바로 알 수 있고, 자산이 가벼워지기 때문에 제품의 성과가 좋으면 이익이 크게 나거든요. 자본화를 해버리면 나중에 이익이 나도 그때부터 무형자산 상각을 시작하면서 이익의 발목을 잡습니다. 그건 그나마 낫습니다. 개발하던 제품이 취소되거나 시장에 내놓았는데 반응이 안 좋으면 버는 것 없이 무형자산 상각만 발생합니다.
- 거인의 어깨 2. 홍진채 저. 포레스트북스
자본화의 단점
1. Overstated assets
특정 비용을 자본화하면 재무상태표에 자산이 과장되어 회사의 재무 상태가 부풀려질 수 다.
2. Reduced profitability
비용을 자본화하면 비용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산되므로 단기적으로 보고된 이익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회사의 실제 수익성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
3. Misleading financial ratio
자본화는 ROA나 ROE 등 재무 비율을 왜곡하여 투자자와 채권자가 회사 성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4. Deferred recognition of expenses
비용을 자본화하면 손익계산서에 대한 인식이 지연되어 회사의 실제 재무 성과가 가려지고 추세나 문제를 파악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연구개발비를 당기비용 처리하는 게 보수적인 회계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화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회계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실무상으로도 좀 더 번거롭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자본화를 선택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회사의 취향을 드러냅니다.
개발비를 당기비용 처리하는 회사라면 저는 이를 '회계상의 이익을 잘 보이게 하는 데 신경 쓰지 않고 제품이 잘되는 것으로만 평가받겠다'라고 해석합니다. 반대로 자본화를 선택한 회사라면 '회계 상의 이익이 잘 나는 것으로 평가받아야 할 사유가 있다'라고 봅니다. 그것만으로 대단히 나쁘다는 건 아니고, 경영진의 성과 측정 지표가 회계상의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익을 낼 수 없을 정도로 이익 체력이 취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꽤 있다는 뜻입니다.
- 거인의 어깨 2. 홍진채 저. 포레스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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