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순환이 잘 안 되면 중풍이나 심근경색이 올 수 있는 것처럼 재무제표에서 경영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면 그것은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영자를 포함한 임직원은 어떤 부분에 주목해 재무제표를 봐야 할까?
1. 전문가는 재무상태표를 좋아한다
재무상태표는 회사의 경영흐름을 알 수 있는 좋은 재무제표이다. 부자들은 비용은 무시하고 자산에 관심을 둔다. 마찬가지로 부자회사들도 자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최대로 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산을 재배치한다. 즉 자산의 움직임은 경영활동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부채와 자본은 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자금을 어디에서 빌려왔는가를 표시하기 때문에 재무적인 활동을 위한 숫자이다. 종합해 보면 대차대조표는 경영전략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2. 추정과 가정으로 가득 찬 손익계산서
재무제표 차변에는 회사가 자금을 사용한 내역이 기록되는데, 어떤 것은 자산이고 어떤 것은 비용이다. 또 자산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비용으로 바뀌는 것도 있다. 미래에 회사에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것이 자산이며, 그렇지 않은 것은 비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람도 영원히 살 수 없는 것처럼 자산도 영원히 회사에 돈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자산에도 수명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산 중에서 수명이 다한 만큼은 이미 소멸된 것이므로 비용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사실 얼마나 소멸되었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자산은 몇 년 동안이나 돈을 벌어다 줄 수 있을지 추정을 하게 되고, 1년에 얼마씩 소멸되었다고 할 것인지에 대해 가정을 하게 된다.
자산과 비용을 구분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추정과 가정을 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건물을 구입했을 때 처음에는 자산으로 기록했다가 내용연수 동안 일정 금액을 비용으로 계속 전환시켜 주는데 여기에는 건물의 수명에 해당하는 내용연수를 추정하고, 연간 얼마의 금액을 비용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가정이 깔려 있다. 이러한 가정과 추정을 알지 못하고 비용금액을 믿는다면 숫자놀음에 놀아는 것밖에는 안 된다.
3.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함께 보자
재무상태표는 재무상태를, 손익계산서는 경영성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역할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둘을 함께 본다면 그 의미를 더욱 깊이 알 수 있다. 자산의 변동을 보면 경영의 흐름을 거의 이해할 수 있고 자산이 어떻게 변동되었는지에 대한 세부내용은 손익계산서에서 알 수 있다. 자산 중에서 비용으로 전환된 금액은 자산 중에서 가치가 감소한 금액을 의미한다. 또한 자산 중에서 수익으로 올린 금액을 비교해 보면 투자수익률을 알 수 있다.
재테크의 가장 기본개념 중의 하나인 복리개념은 재투자를 의미한다. 즉, 만기 된 적금을 비용으로 사용하지 않고 다시 투자를 함으로써 자산을 증대시킬 때 복리효과를 볼 수 있다. 회사의 이익도 배당이나 상여로 모두 써버린다면 복리효과를 거둘 수 없고 기업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회사의 이익이 재투자되어 자산이 증가할 때 회사는 성장할 수 있다. 자산을 증가시키거나 재배치하는 활동이 바로 경영이다.
이익은 수익에서 비용을 뺀 것인데 수익이나 비용 모두 가정과 추정이 깔려 있으므로 수익과 비용의 이면에 있는 경영활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이익은 절대적인 금액도 중요하지만 자산에 투자한 금액에 비해서 어느 정도의 이익이 발생했는지, 즉 자산이익률을 보아야 한다. 재테크를 하기 위해 금융상품이나 부동산을 사더라도 목표하는 이익률을 계산하는데 경영을 하면서 어느 정도 이익률이 나는지를 체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즉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는 자신의 역할이 따로 있지만 함께 볼 때 더욱 그 빛을 발한다.
4. 현금흐름표도 함께 보자
다국적기업 노키아는 "Cash is reality, Profit is a matter of opinion"이라는 명언으로 유명하다. 직역하자면 현금은 현실, 이익은 의견이라는 것인데, 손익계산서상의 이익은 여러 가지 가정과 추정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불안정성이 존재하고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현금이라는 것이다. 즉, 재무제표에서 수익과 비용은 현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제품을 팔더라도 현금을 받지 못하면 수익은 올라가지만 회사에 현금은 없다. 현실에서 경영자가 힘든 것은 이익이나 매출이 적어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이다. 다만, 현금만 따로 보는 것보다는 손익계산서의 이익이 어떻게 현금화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를 함께 놓고 비교해야 한다. '따로 또 함께'라는 명제가 적용되는 것이다.
Reference
회계천재가 된 홍대리 1. 손봉석 저. 다산북스
2024.03.22 - [가치평가] - 워런 버핏의 손익계산서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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