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채권은 기업이 제품을 판매할 때 외상으로 판 금액으로, 기업 간 거래에서는 외상 거래가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상장기업들은 매출채권을 일정 부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매출이 증가하면 매출채권도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수주를 바탕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의 경우(eg, 조선, 풍력발전 설비, 반도체 장비회사) 매출채권의 회수 여부에 따라 결산 실적 기준 매출채권 금액 변동이 심하다. 수주를 바탕으로 하는 기업이 아닌 경우 매출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매출채권이 전년 대비 혹은 전분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급증한 매출채권을 향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기업이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신용도가 확인이 안 된 거래처에 무리해서 제품을 팔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을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매입채무는 매출채권의 반대 개념이다. 기업 간 외상 거래에서 기업은 제품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를 현금이 아닌 외상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기업의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비율은 해당 업종에서 그 기업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받을 돈인 매출채권이 많고, 갚아야 할 부패인 매입채무가 적은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고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매출채권이 많다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면 제품을 팔고 현금을 적게 받았다는 의미이고, 매입채무가 적다는 것은 기업이 외상으로 원재료를 사지 못해 현금을 주고 원재료를 매입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업의 매출채권이 증가(유동자산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동안 현금 유입이 적었다(유동자산의 감소)는 의미이며, 매입채무가 적다(부채의 감소)는 것은 그만큼 현금 유출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받을 돈인 매출채권이 많고, 갚아야 할 빚인 매입채무가 적은 기업이 재무적으로 우량기업이라는 주장은 자산, 부채, 자본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기업의 현실은 매출채권이 증가(현금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었다)하거나, 매입채무가 감소(이미 현금 유출이 많았다)하더라도 유동비율을 개선시키는 효과는 없다. 이는 팔리지 않는 물건을 많이 만들어 재고로 가지고 있으면, 유동성자산의 증가로 유동비율이 개선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B2B 회사의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비율을 비교함으로써, 그 회사가 해당 업종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유추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소위 말하는 '갑'의 위치에 있는 기업일수록, 매출채권보다 매입채무가 더 많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매출채권 대비 매입채무가 상대적으로 적은 회사도 있는데, 이는 회사의 신용도 문제가 아닌 협력회사에 현금결제를 많이 해주는 사회적인 책임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반면 어느 대기업의 경우 매출채권보다 매입채무가 훨씬 더 많은 회사도 있는데, 협력회사에 부품대금 현금결제를 잘해주지 않는 회사라고 판단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업종에 따라서 그 비율이 크게 차이가 난다. 음식료, 유통업, 면세점 등 B2C 업체들 중에는 매출채권보다 매입채무가 훨씬 많은 회사도 있다. 반면에 만성적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부실기업들 중에는 매입채무는 거의 없고,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많다. 현금이 많아서 매입채무가 적은 회사인 것이 아니라, 부실기업이기 때문에 거래회사가 현금 거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규모만 비교해 봐도 우량기업과 부실기업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Reference
주식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제표 행간을 읽어라. 김대욱 저. 스마트비즈니스
2024.03.25 - [가치평가] - 재무제표로 기업을 고르는 5가지 원칙
'회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익계산서 빠르게 확인하기_주식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제표 행간을 읽어라 (1) | 2024.11.28 |
---|---|
유상증자, 무상증자, 유상감자, 무상감자 (0) | 2024.11.27 |
유형자산 (Property, Plant and Equipment) (1) | 2024.11.25 |
공정가치의 적용 (12) | 2024.11.17 |
회계의 사이클과 현금흐름 (2) | 2024.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