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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매도 시점 결정하기_Selling is Un_buying

by Blueorbit 2024. 8. 16.

투자자들은 매수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하지만 매도에 대해서는 별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매도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정말 어렵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매수는 기술, 매도는 예술'이라는 말이 있지 않을까? 유명한 투자자들도 꼭지에서 매도하는 것을 자신하지 못하며, 매도 후 주가가 더 상승한다면 다른 투자자들도 수익을 보라는 착한 마음을 갖기를 권하기도 한다. 가치평가를 하는 주요 이유로 가치에 비해 현재 가격이 매력적인지를 확인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매도에 있어서 가치평가는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가치투자자들은 주식을 매도하는 경우로 다음 4가지를 든다.

 

1. 매수 근거가 틀린 것으로 밝혀진 경우. 매수 근거가 훼손되었거나,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2. 주가가 사업 실적보다 너무 앞서 상승하여 미래 수익이 이미 앞당겨졌다. 

3.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승함으로써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너무 커졌다.

4. 더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발견했다.

 

위 4가지 외에 더 고려할 사항은 없을까? TJ Terwillinger는 'Sellling is un-buying'에서 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Selling is un-buying

매수 시점에서 가격이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매도 역시 그렇다. 아니, 어쩌면 주가에 대한 고려가 매도 시점 결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클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워드 막스는 대부분의 투자자가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두 가지 이유 중 하나로 포지션을 정리한다고 말한다. 가격이 어느 쪽으로든 움직이면 투자자는 매도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먼저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매도하는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에는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도하는데, 얼핏 보면 수익을 챙긴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가격이 하락할 때 매도한다면? 이때는 수익이 손실로 전환되는 것이 두렵거나, 아니면 손실이 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전자와 후자 모두 두려움이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도 수익이 줄어들거나 놓치는 데 대한 두려움이 근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두 경우 모두 시장 가격에 대한 반응으로 매도했다는 점에서도 옳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가능한 매도 기준에 대해 하워드 막스는 몇 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기존 보유 자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할 때는 상대적인 고려 사항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 근거에 대한 논리가 이전보다 덜 타당해 보이거나 정확성이 입증될 확률이 낮아졌다면 보유 자산의 일부 혹은 전부를 매도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더 유망해 보이는 다른 투자처가 나타나서 위험 조정 기대수익률이 더 높다면 역시 기존의 자산을 정리함으로써 투자금을 마련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즉, 주식의 매도 여부는 개별적으로 고려해서는 안되며, 기회비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20개의 펀치카드와 2년 법칙

이에 대해 워런 버핏은 어떤 말을 했을까?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보유 기간은 '영원'이라고 한 바 있으며,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가 20개의 펀치만 있는 펀치카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대하라는 조언을 했다. 신중하게 투자하라는 말이다(물론 집중투자의 의미도 있다). 펀치카드 조언에는 단순히 신중한 매수뿐만 아니라 매도의 중요성도 들어있다. 보유 기간을 길게 가져감으로써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머니머신 말이다.

 

또 다른 유명 가치투자자 모니쉬 파브라이의 2년 법칙은 어떤가? 그는 주식을 매수했다가 주가가 하락한다면 2년 동안은 팔지 않는다고 하였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점이 있는데 첫 번째로, 신뢰할 수 우량 기업을 찾게 된다. 가치 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시장이 좋아하지 않는 기업을 매수하는데, 이러한 기업을 2년 동안 보유하려면 해당 기업이 어떤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튼튼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시장이 틀렸다는 확신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단기적으로 시장이 옳을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바닥에서 매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2년 간 보유하기록 결정했다면 논리가 실현될 시간을 벌 수 있고, 주가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횡보하거나 하락할 때에도 정신적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다.

 

 

고성장 기업 vs. 저성장 기업

그러나 매도 시점은 보유한 기업이 어떤 기업이냐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비탈리 카세텔슨은 고성장 기업과 저성장 기업 매각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저성장 성숙 기업은 공정 가치의 범위가 더 작으므로, 정점에 도달했을 때 매각할 의향이 더 높을 수 있다고 한다. 반면 고성장 기업은 미래로 나아갈 가능성이 훨씬 더 넓으며, 현재 회사의 가치를 예측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회사의 경우 섣불리 매도하지 말고 회사가 자기의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따라서 투자자는 먼저 본인의 투자가 딥밸류 투자인지 아니면 퀄리티 투자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딥밸류 투자라면 목표 가격에 도달했을 때 매도를 한 후 다른 저평가 주식에 투자해야 하며, 퀄리티 투자라면 테리 스미스의 규칙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에 더해 현재 주식시장 전체가 저평가인지 고평가인지도 확인해야 하는데, 아래와 다우존스 차트와 같이 1965년부터 1995년까지 횡보 내지 하락장이었다면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조금 더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https://tjterwilliger.substack.com/p/selling-is-un-buying

 

투자 지평

결국 투자자의 투자 지평과 전략이 중요하다고 본다. 개인투자자인 나는 꼭 딥밸류 투자와 퀄리티 투자 중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둘 다 가져갈 수 있다. 현명하고 유능한 투자자라면 집중투자로 둘 중 한 부류만 택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두 종류의 기업들에 투자를 할 수 있으며, 퀄리티 투자의 경우 횡보장이나 하락장에서 기업의 성장을 믿으며 가져가고, 딥밸류 투자라면 원하는 가격에 닿았을 때 매도를 할 수 하면 된다. 단, 이 경우 배당을 받을 수 있다면 기다리는 기간이 덜 힘들 것이다. 어느 경우이든 간에 마냥 기업을 믿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투자 근거가 훼손되지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평가해야 하며, 더 나은 투자 기회가 없는지 지속적으로 시장을 탐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적어도 두려움에 매도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 목표와 근거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2024.05.12 - [투자] - Rule#1 투자에서의 매도 시점_01

 

Rule#1 투자에서의 매도 시점_01

기업이 더 이상 멋진 기업이 아닐 때Rule#1 투자 관점에서 '멋진' 기업은 우리가 소유하기를 원하며, 이해할 수 있고, 일관성이 있으며, 예측 가능하고 지속적인 해자가 있으며, '레벨 5'의 경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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