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마감된 3분기에 대한 투자 명세서를 확인해 보셨나요? 만약 당신이 나와 같다면 당신의 대답은 '아니요'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주식은 20%, 채권은 14% 하락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손실을 들여다본다고 해서 손실이 더 작아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우리가 스스로를 더 작게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숙련된 투자자라는 우리의 믿음을 약화시킬 수 있는 증거를 너무 자세히 살펴보는 것을 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지요. 그렇지만 하락장에서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종종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서 애써 무시하고 싶은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먼저 타성(intertia)이 선택 사항이 될 수 있음을 아는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 Investment Company Institute (ICI)에 따르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022년 3월 말 이후 투자자들은 주식 뮤추얼 펀드와 ETF에서 약 800억 달러를 인출했다고 합니다. 2022년 3월 말 기준으로 미국 및 해외 주식 펀드의 운용 자산이 19조 30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으니까,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주식이 상승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은 주식 펀드에서 0.4 $만 빼낸 셈이지요.
이는 부분적으로는 순전히 타성 때문이거나,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자동 투자 프로그램(autopilot)에 투자하기 때문이기도 하며, 또는 손실이 생겼을 때 경로를 변경하는 것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거의 모든 투자자들은 '손실을 잘라내고, 이익은 불려라'라는 오래된 속담의 지혜를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손실을 보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자신이 패배자라는 자괴감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투자자는 보유 중인 종목의 주가가 손실일 때 매도를 피하려고 하지요. 단순히 계좌 상의 손실로 치부하거나 나중에 반등할 것이라고 가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지 않고서는 손실을 자각할 수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방금 매도한 종목이 다시 오를 수도 있고, 매도 후 새로 매수한 종목이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두 번이나 바보가 된 기분이 들 겁니다. 손절매하는 것이 그렇게나 어렵고 많은 사람들이 약세장 앞에서 얼어붙는 것도 당연합니다.
최근 한 연구는 해외 온라인 거래소에서 거의 190,000 명의 거래자가 손절매 주문(stop-loss order)을 사용하는 방법을 조사했습니다. 이 주문 전략은 주식이 미리 걸어놓은 주가로으로 하락할 경우 자동으로 매도를 진행함으로써 손실을 입을 수는 금액을 제한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주식을 $20에 매수했다면, $15에 손절매 주문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이론적으로 손실은 25%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은 쉽게 마음을 바꿀 수 있습니다. 주가가 $15로 떨어지면 손절매 기준을 $10까지 떨어뜨릴 수 있지요. $10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하락한다면 이에 맞춰 손절매 가격 다시 $7.50까지 낮춥니다. 이런 행동이 얼마나 흔할까요? 최근 연구에서는 사전에 손절매 주문을 한 온라인 거래자의 40%가 추가 행동을 했는데, 이는 손절매 기준을 더욱 낮추는 것이었습니다. 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떨어질수록 거래자들은 자동으로 매도되도록 한 주문의 가격을 더 낮췄습니다. 거래자들은 손실을 멈추지 못하고, 하락하는 가격을 따라가면서 손실을 더욱 키웠습니다. 처음에는 정해진 수준에서 손절하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문 투자자가 매도를 더 잘할까요? 답은 '아니요'입니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들은 잘못된 매도 결정으로 인해 매년 평균 약 0.8 %의 수익률을 잃습니다. 그들은 가장 최근의 승자 종목 또는 패자 종목을 매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평균적으로 이 종목들은 매도 후 더 나은 성과를 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 책임자이자 시카도 대학의 재무 교수인 Alex Imas는, "그들이 실제로 팔았던 종목 대신에, 포트폴리오에 다트를 던져서 맞춘 종목들을 팔았더라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도 결정이 옳았는지 알아보려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종목뿐만 아니라 매도한 종목도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매도한 종목이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면 당신은 잘못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확인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본인의 매도 결정이 옳았는지 여부를 절대 알 수 없습니다. 포커 챔피언 출신으로 인지 심리학자이기도 한 'Quit: When to Walk Away'의 저자인 Annie Duke는 손실을 줄이라면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중단에 대한 우리의 편향은 정말 강합니다. 사실과 감정이 상충될 때, 우리는 사실을 무시할 방법을 찾습니다."
그만둘지 말지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Duke가 말하는 'Kill criteria'를 미리 설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이라는 믿음으로 비트코인을 샀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리고 'Kill criteria'를 따른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원칙대로 행동해야 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 비트코인이 하락한다면 나의 근거가 틀린 것이므로, 인플레이션이 5%를 넘어서면 비트코인의 비중을 최소 25% 줄이도록 한다." 비트코인을 소유하는 이유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자신이 미리 정한 기준 즉, 'kill criteria'를 나중에 바꿔서는 안 됩니다. 투자에 대한 근거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었을 때, 원칙대로 팔아야 합니다. 위의 비트코인을 예로 들자면, 'kill criteria'를 따랐다면 올해 거의 60% 하락한 비트코인의 손실 중 상당 부분을 피할 수 있었을 겁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매수 후 계속 보유하는 것은 보통 옳은 결정입니다. 하지만 손절매를 한다고 해서 패배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Reference
How to make peace with your stock market losses. Jason Zweig, The Wall Street Journal
https://blueorbit.tistory.com/361
https://blueorbit.tistory.com/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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