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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인플레이션이 잠들어 있던 이유는?

by Blueorbit 2022. 7. 14.

지난주 FOMC 회의록이 공개됐다. 이후 미국 증시가 반등한 듯 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의 우려는 강하다. 그리고 어제는 CPI(소비자물가지수) 9.1%. 신문 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코로나 19 팬더믹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과 높은 에너지 가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 19 관련 중국 봉쇄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혼선이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중 공급망 관련 문제는 실질적으로 해결된 점이 없어서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흐름은 쉽게 잡히지 힘들 것 같고 따라서 긴축 기조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회의록의 내용이다. CPI에 따라 이제 1.0bp 인상(울트라스텝) 이야기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위의 기사에서 언급한 사항이 전부는 아닐 것이고, 지금 왜 이렇게 문제가 되는지 오건영 신한은행 부부장님의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에서 살펴봤다.

 

인플레이션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10여 년 이상 물가가 뚜렷하게 오르는 현상이 없었기 때문. 미국의 경우 40년 전 석유파동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이후, 영국의 경우 30년 만에 최고, 중국도 생산자물가 지수 기준으로 26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맞게 됨. 우리나라는 10년 만에 소비자 물가 지수가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인플레이션 = 물가 상승 = 화폐가치 하락

디플레이션 = 물가 하락 = 화폐가치 상승

과도한 인플레이션의 문제

 

개미와 베짱이 우화가 있습니다.
베짱이는 매일매일 바이올린을 켜면서 삶을 즐기고, 개미는 소처럼 일하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았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개미는 돈을 많이 모았죠.
베짱이는 당연히 돈이 없을 겁니다.
그럼 우리가 생각하는 그 우화의 결말이 떠오르게 될 텐데요.
엄청난 반전이 찾아오는 거죠.
거대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난 겁니다.
화폐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물건의 가격이 크게 뛰어올랐습니다.
그랬더니 베짱이의 바이올린 가격이 하늘 끝가지 치솟아 오른 거죠.
결국 베짱이는 바이올린을 팔아서 개미들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았다는 아름다운 결말이 나옵니다.

p.70,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과도한 인플레이션은 물가 자체를 끌어올리면서 소비를 위축시킨다.

과도한 물건 가격 상승 과도한 화폐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사람들의 노동 의욕을 떨어뜨리게 된다.

-> 노동 생산이 크게 위축되면서 경제 전반의 성장이 위축된다.

 

 

중앙은행은 어떤 걸 좋아할까?

각국 중앙은행의 1차적인 목표는 물가의 안정, 화폐가치의 안정. 따라서 고물가 국면에서는 금리를 인상.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서는 유동성을 중앙은행이 흡수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시중에 풀려 있는 화폐가 줄어들어 화폐가치가 상승하게 됨.

화폐가치가 상승하게 되면 물가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금리 인상은 물가의 급격한 상승, 즉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효과적인 정책 중 하나가 됨.

중앙은행은 물가의 상승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반대로 물가가 하락하면서 경제 성장 전반을 크게 위축시키는 것 역시 원하지 않는다.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이나 한국은행 모두 목표는 연 2퍼센트 수준의 인플레이션. 안정적인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에게 '물가가 조금씩 오르니까 여력이 되면 조금 더 물건을 사자'라는  기대 심리를 주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

 

디플레이션에서는 사회 전반의 소비가 사라짐. 물가가 하락하게 되면 사람들은 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고 소비를 미루게 됨. 소비가 줄어들면 기업의 수익이 감소하고 생산을 위한 투자를 줄이게 됨. 그 결과 고용 축소, 실업 증가, 소비 감소 등의 악순환에 빠지게 됨. 대표적인 국가가 일본.

 

일본식 디플레이션

1980년대 후반 일본 경제는 엄청난 과열 양상을 보였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부동산 버블 붕괴가 발생. 거대한 부채 버블 붕괴와 함께 찾아온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충격에 일본 경제는 2020년대까지 30년 이상 이른바 '일본식 디플레이션'으로 고생 중. 이른바 '잃어버린 30년'

 

 

이상 디플레이션으로 고생하게 되면 디플레이션이 당연한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일본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제품 원가 부담이 커져서 판매 가격을 좀 올려보려고 해도 엄두가 나지 않겠죠.
하나 더, 일본 경제는 노령화의 늪에도 함께 빠져들고 있습니다.
노령화와 함께 성장의 동력이 차츰 약해져가기에 일본 경제에서 과거와 같은 강한 역동성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겠죠.
그래서인지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나타나는 국면에서도 일본만큼은 상대적으로 그런 징후가 약하게 관찰되고 있습니다.

p.70,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세 개의 화살을 준비함. '무제한 돈풀기'라는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강력한 정부의 재정 지출', '경제 구조 개혁' 한 개의 화살은 부러뜨리기 쉬울 수 있지만, 세 개의 화살은 쉽지 않다. 일본 경제가 연 2퍼센트의 마일드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하는 그때까지 이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일본 경제는 여전히 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 이유는 부채 디플레이션 때문. 자산 디플레이션을 비롯하여 경제 전반에 화폐가치가 오르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게 되면 화폐 표시 자산인 부채의 실질적인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1억 원 아파트를 원금 3천만 원, 부채 7천만 원으로 샀다고 했을 때 자산 가격 디플레이션이 나타나서 아파트 가격이 5천만 원으로 하락하게 되면 -> 빚은 7천만 원으로 고정된 상태에서 자산가치는 5천만 원이 됨. 즉, 똑같은 7천만 원의 빚이지만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그 빚의 실질적인 부담이 훨씬 커진다.

 

2008년 금융위기와 양적완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등을 중심으로 부채를 크게 늘리면서 부동산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렸던 상황에서 금융위기가 터지게 됨. 부채 디플레이션의 압력이 상당 기간 작용했고,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빠지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 각국 중앙은행에서 적극적인 돈 풀기를 함. 미국도 2009년에 1차 양적완화, 2010년에 2차 양적완화, 2012년에 3차 양적완화를 시행.

 


양적완화를 하면서 그 대가로 국채를 사서 연준의 금고에 쌓아두었지만, 금융 위기 이후 뚜렷한 물가 상승세를 보이지 않음. 돈 풀기를 적극적으로 했지만 돈을 풀 때에는 물가가 올라오는 것처럼 보이다가 주저앉기를 반복.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버린 인플레이션은 웬만큼 깨우려고 노력을 해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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