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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평가

공정가치(Level 1, 2, 3) 이해하기

by Blueorbit 2025. 9. 14.

들어가며

기업 재무제표를 읽다 보면 Level 1, Level 2, Level 3 공정가치 측정이라는 낯선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과 부채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정보로, 특히 의료기기, 제약, 금융기업 등은 복잡한 금융상품이나 인수합병 조건부 대가를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가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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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가치란 무엇인가?

공정가치(Fair Value)는 측정일 현재 정상적인 거래에서 시장참여자 간에 자산을 매각할 때 받을 수 있는 가격 또는 부채를 이전할 때 지급할 금액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회계장부상의 장부가가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가격을 반영하려는 개념이다.

 

세 가지 계층(Level 1, 2, 3)

Level 1 – 가장 확실한 시장가격

- 정의: 활발히 거래되는 동일 자산·부채의 시장 시세.
- 예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애플 주식, 국채와 같이 공개 시장에서 매일매일 가격이 제시되는 자산.
- 특징: 투명성 최고, 주관 개입 최소. 가격만 확인하면 그대로 평가 가능.
- 투자자 관점: 기업이 Level 1 자산을 많이 보유한다면, 보유 자산의 가치를 신뢰하기 쉽다.

 

Level 2 – 관측 가능한 시장 데이터 활용

- 정의: 동일 자산은 아니더라도 유사한 자산 가격, 금리, 환율 등 관측 가능한 입력치를 활용해 산출한 가치.
- 예시: 비슷한 만기의 회사채, 파생상품(외환계약, 금리스왑).
- 특징: 시장 데이터가 있긴 하지만, 단순 시세 그대로는 아님. 모델링과 가정이 개입됨.
- 투자자 관점: Level 2는 비교적 신뢰할 수 있지만, 평가 방식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

 

Level 3 – 관측 불가능한 입력치

- 정의: 시장 데이터가 없어 기업 자체의 가정에 기반해 평가한 가치.
- 예시: 인수합병에서 발생한 조건부 대가(Contingent Consideration), 비상장 기업 지분, 장기 계약의 미래 현금흐름.
- 특징: 주관적 추정치가 크며, 할인율·성장률·목표 달성 확률 등 가정에 따라 수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음.
- 투자자 관점: Level 3는 항상 리스크 신호로 봐야 한다. 기업이 임의로 높게 평가하면 장부가치가 부풀려질 수 있다.

 

 

실제 기업 사례 비교

아래 표는 Stryker(의료기기), JP Morgan(금융), General Motors(제조업)의 Level 1·2·3 공정가치 항목 비중을 가상 수치로 예시화했다. 기업마다 어떤 레벨이 두드러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기업 Level 1 (시장 시세) Level 2 (관측 입력치) Level 3 (비관측 입력치) 의미
Stryker 30% 50% 20% 인수합병 조건부 대가 등으로 Level 3 비중 존재
JP Morgan 10% 75% 15% 파생상품·채권 평가 중심
General Motors 60% 35% 5% 현금성 자산·상장주식 중심

버핏과 멍거의 시각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일관되게 Level 3 자산을 경계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측정 불가능한 가정”이 들어간 숫자는 경영진 마음대로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엔론 사태: 에너지 파생상품의 미래 가치를 Level 3 방식으로 과도하게 인식하다가, 결국 회계 부정으로 무너졌다.
- 2008년 금융위기: 모기지 기반 증권(MBS, CDO) 대부분이 Level 3로 분류되며, 실제 가치와 장부가치 간 괴리가 폭발적으로 커졌다.

멍거는 이를 두고 “경영진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은 언제나 위험하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투자자가 활용하는 방법

  • 재무제표 주석에서 Level 3 항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 기업의 평가 가정과 리스크를 반드시 점검.
  • Level 1 자산이 많을수록 유동성과 신뢰성이 높다는 신호.
  • Level 2는 중립적이지만, 파생상품·환율 계약 등에서 평가 오류 가능성을 고려.
  • Level 3 비중이 높은 기업은 “보수적 경영진”인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음.
  • 재무제표 주석에서 Level 3 자산/부채 항목 확인
  • 평가에 사용된 주요 가정(할인율, 성장률, 확률) 점검
  • Level 3 비중이 높은 경우 → 반드시 현금흐름과 비교
  • 경영진의 과거 보수적/공격적 회계 태도 검증

 

정리

Level 1, 2, 3 공정가치 계층은 단순한 회계 규정이 아니라 기업의 자산 신뢰도투자 리스크를 판단하는 핵심 열쇠다. 투자자는 기업의 총자산 규모보다도, 그 안에 어떤 레벨의 자산·부채가 들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Level 1은 시장이 매일 가격을 알려주고, Level 2도 유사 시장데이터로 검증된다. 반면 Level 3는 시장에서 가격을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어, 외부 검증이 어렵다. 

 

Level 1은 안심할 수 있지만, Level 3는 면밀히 분석하고 경영진의 보수적 태도를 확인해야 한다.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낙관적 가정을 세우면 자산 가치를 부풀려 장부에 기록할 수 있으므로, 이 경우 투자자는 “실제 가치”가 아닌 “경영진이 원하는 숫자”를 보는 위험이 있다.

즉, “공정가치 레벨을 알면, 기업의 숫자가 가진 무게를 알 수 있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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