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투자와 해방자의 삶

투자 근거에 따라 여러분의 투자 방식은 굉장히 달라질 것이다. 여러분이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잘 읽어냄으로써 수익을 보는 투자'를 추구한다면 여러분은 투자자들의 커뮤니티나 가격 차트를 분석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여러분이 '어떤 회사의 기술과 미래 가치에 근거한 투자'를 한다면 가격 차트를 볼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가격 차트를 통해 읽어낼 수 있는 정보는 사람들의 심리가 크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만약 여러분이 궁극적으로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더 나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세상의 변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분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속속들이 공부하고, 산업 사이클, 자산군 등 다양한 인문학적 통찰을 길러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단기적인 투자는 본질적으로 '모으기 위해' 사는 것보다 '팔기 위해' 사는 성격이 강하다. 환희에서 오는 과대평가, 공포에서 오는 저평가 등 시장의 심리 변화에서 수익을 노리기 때문에 현재 '가격'의 변동 추이가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단기투자에서는 빠른 손절 전략이 말이 된다. 애초에 매수 근거가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가격을 보고 샀기 때문에 매도 근거도 가격으로 잡는 게 자연스럽다. 어차피 미래까지 갖고 있을 생각이 없기에 자산의 미래 가치에 대해서는 크게 알 필요가 없다.

 

 

장기적인 투자는 자산과 연결된 본질적인 가치의 변화, 자산을 바라보는 시장 참여자들의 장기적인 시각 변화, 법적인 환경 변화에서 오는 수익을 노리는 투자다. 따라서 장기투자에서는 가격 변동만으로 섣불리 사고파는 의사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 '매수 근거가 탄탄하지 않으면 투자하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도의 근거가 탄탄하지 않다면 섣불리 팔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단기투자와 장기투자 중 어느 한쪽이 우월하다거나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 투자는 결과로 말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심리를 잘 파악해 단기투자로 돈을 벌든, 미래 사회의 변화를 예측해 장기투자로 돈을 벌든 결과가 꾸준히 좋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남들 말만 믿고 생각 없이 투자해 강제로 단기투자를 하는 것,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무작정 장기투자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만 경계하면 된다. 한쪽은 불안감 때문에 돈에 종속되게 만들고, 한쪽은 돈을 벌 다른 기회를 잃는 기회비용을 발생시킨다.

 

우리는 난도가 높은 단기투자보다는 상대적으로 난도가 낮은 장기투자를 추천한다. 시간을 여유롭게 갖고 실력을 충분히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 매수를 통해 평단가를 낮출 기회가 많기에 한 번 타이밍을 잘못 잡더라도 바로잡기 쉽다. 장기투자는 투자 기간이 길지만 기대 수익 역시 복리로 쌓이기 때문에 여러 번의 성공을 쌓아야 하는 단기투자와 달리 하나의 기회만으로 인내심을 동반해 큰 수익을 볼 수 있다.

 

 

해방자의 투자는 삶의 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 수익에 급급해 조급하게 투자하지 않고 돈 외의 본질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이나 가상자산 투자를 한다고 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물론 단기 수익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단기 트레이더'들은 실제로 스트레스가 클 수도 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수익과 손해의 구간을 하루에도 몇 번씩 넘나들어 감정이 들쭉날쭉한다면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투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미래의 시나리오가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는 즐거운 행위'다. 만약 잘 맞았다면 자산이 늘어나는 달콤한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툴린다면 틀린 판단을 바아들이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해 배워가면 되는 것이다.

 

즉, 투자는 단순히 돈을 버는 행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 인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삶의 과정'이다. 무엇을 투자할지 결정하는 것도 의사결정의 영역이지만, 당장 오늘과 내일,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결정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의사결정 영역이다. 그렇기에 투자자의 삶은 단순히 돈을 위해 움직이는 종속자가 아닌, 해방자와의 삶과 매우 닮아 있다.

 

Reference

파이어드. 한정수, 강기태 저. 체인지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