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가들이 자기자본이익률(ROE, Return on Equity)에 먼저 관심을 갖는다.
나는 아니다.
ROE는 세금과 이자를 납부한 이후를 기준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영업 실적과 재무 전략 및 세금 체계가 뒤섞여 있다.
나는 기업의 소유주이기에,
영업 실적이 뛰어난가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레버리지를 활용하고(ROE는 개선되지만, ROCE는 개선되지 않는다)
납세 '계획'을 짜는 일이
단기적으로나 중기적으로는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내 경험에 따르면 장기적 성공은 훌륭한 영업 실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ROCE에 관심을 갖는다.
- 풀락 프라사드. 투자, 진화를 만나다
퀄리티 기업을 판별하는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매출 성장률, 이익 성장률, 매출총이익률, 이익마진, EPS 성장률 등.
그런데 이 지표들에는 공통적인 한계가 있다.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본을 사용하는지를 보여주지 못한다.
매출이 빠르게 성장해도
그 과정에서 자본을 비효율적으로 쏟아붓는다면
주주에게 돌아오는 가치는 생각보다 적다.
퀄리티 기업을 판별하는 핵심은 자본 효율성이다.
그리고 자본 효율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ROCE(Return on Capital Employed, 사용자본이익률)다.
ROCE
ROCE는 기업이 사업에 사용한 자본 전체에서 얼마나 많은 영업이익을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준다.
ROCE = EBIT ÷ 총사용자본
EBIT은 이자 및 세금 차감 전 영업이익(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이다.
재무제표의 Operating Income이 이에 해당한다.
총사용자본(Capital Employed)은 기업이 실제로 사업에 묶어둔 자본이다.
총사용자본 = 순운전자본 + 비유동자산
순운전자본(Total Working Capital)은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뺀 값이고,
비유동자산(Non-Current Assets)는 유형자산, 사용권자산, 기타 장기자산을 합한 값이다.
유동부채를 빼는 이유가 있다.
매입채무, 미지급금 같은 유동부채는
이자를 지불하지 않는 무상 자금이다.
공급업체가 먼저 물건을 납품하고 나중에 대금을 받는 구조다.
이 무상 자금은 기업이 스스로 조달한 자본이 아니기 때문에 제외한다.
왜 ROCE인가
다른 지표와 비교하면 차이가 명확해진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ROE(Return on Equity, 자기자본이익률)는 자기자본만을 기준으로 한다.
ROE = 순이익 ÷ 자기자본
문제는 부채를 많이 쓸수록 ROE가 높아진다는 데 있다.
재무 레버리지(Financial Leverage) 때문이다.
자기자본 100억으로 10억을 벌면 ROE는 10%다.
그런데 자기자본 50억에 부채 50억을 더해서 같은 10억을 벌면 ROE는 20%가 된다.
이익은 같은데 부채 덕분에 ROE가 두 배로 높아진 것이다.
ROCE는 자기자본과 이자부 부채를 모두 포함한
총사용자본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 왜곡이 없다.
부채를 많이 써도 그 부채를 포함해서 계산하므로
레버리지에 의한 착시가 줄어든다.
이와 같은 이유로 테리 스미스와 풀락 프라사드는 ROCE를 선호한다.
일관성과 단순함이 장기 투자 판단에 더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계산
Costco(COST)의 FY2025 10K로 ROCE를 직접 계산해 보자.
Costco의 회계연도는 8월 말에 끝난다.
FY2025는 2025년 8월 31일 종료 기준이다.
1단계: EBIT 확인
손익계산서에서 Operating income을 가져온다.

FY2025 EBIT: 103억 8,300만 달러
2단계: 순운전자본 계산

순운전자본 = 유동자산 - 유동부채
FY2025: 383억 8,000만 - 371억 800만 = 12억 7,200만 달러
FY2024: 342억 4,600만 - 354억 6,400만 = -12억 1,800만 달러
FY2024 순운전자본이 음수라는 점이 중요하다.
매입채무(197억 8,300만)가 재고(186억 4,700만) 보다 많기 때문이다.
재고를 팔기 전에 이미 공급업체 대금을 받은 셈이다.
공급업체가 Costco에게 무이자 자금을 제공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Costco 사업 모델의 핵심 강점 중 하나다.
3단계: 비유동자산 계산

비유동자산 = 유형자산 + 사용권자산 + 기타 장기자산
FY2025: 319억 900만 + 27억 2,500만 + 40억 8,500만 = 387억 1,900만 달러
FY2024: 290억 3,200만 + 26억 1,700만 + 39억 3,600만 = 355억 8,500만 달러
4단계: 총사용자본 계산
FY2025: 순운전자본 12억 7,200만 + 비유동자산 387억 1,900만 = 399억 9,100만 달러
FY2024: 순운전자본 -12억 1,800만 + 비유동자산 355억 8,500만 = 343억 6,700만 달러
평균 총사용자본: (399억 9,100만 + 343억 6,700만) ÷ 2 = 371억 7,900만 달러
5단계: ROCE 계산
ROCE = EBIT ÷ 평균 총사용자본
= 103억 8,300만 ÷ 371억 7,900만
= 27.9%
이는 테리 스미스가 기준으로 삼는 15%를 크게 상회하는 값이며,
Costco는 사용한 자본 100달러당 약 28달러의 영업이익을 만들어 냈음을 알 수 있다.
ROCE를 계산했다면 반드시 추가로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단년도 수치가 아니라 10년 치 추세다.
한 해 높은 ROCE는 운이거나 일시적일 수 있다.
10년간 꾸준히 높은 ROCE를 유지했다면 그것이 해자의 존재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다.
Costco는 10년 이상 ROCE를 20% 이상 유지해 왔다.
경기 변동, 코로나 팬데믹,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ROCE가 흔들리지 않았다
이 일관성이 Costco의 해자가 실재한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ROCE 계산에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현금을 과도하게 보유한 기업은 ROCE가 실제보다 낮게 나올 수 있다.
현금은 사업에 투입된 자본이 아니지만 총사용자본에는 포함되기 때문이다.
Costco의 FY2025 현금은 141억 달러로 전년도 99억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이 현금이 총사용자본에 포함되면서 ROCE를 다소 낮추는 효과가 있다.
현금을 과도하게 보유한 기업은
초과 현금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본업의 ROCE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는 ROIC(Return on Invested Capital, 투하자본이익률)을
보조 지표로 함께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ROCE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그 수익률이 자본비용(요구수익률)보다 높아야 진정한 가치 창출이 일어난다.
기업이 자본을 조달하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
주주가 기대하는 수익률과 채권자가 요구하는 이자율을 합산한 것이
자본 비용이다.
ROCE가 자본비용보다 높으면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ROCE가 자본비용보다 낮으면
자본을 투입할수록 가치가 줄어들 것이다.
퀄리티 기업은 ROCE가 자본비용을 지속적으로 크게 상회한다.
그 차이가 클수록, 그리고 오래 유지될수록
기업은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ROCE는 퀄리티 기업을 찾는 출발점이다.
높고 지속적인 ROCE는 경제적 해자가 있다는 신호다.
낮거나 불안정한 ROCE는 해자가 없거나 약하다는 신호다.
그러나 ROCE 하나만으로 기업 분석이 끝나지는 않는다.
어떻게 해서 그 ROCE가 유지되는지,
그 뒤에 어떤 해자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숫자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투자자는 그 이야기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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