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해서 우리가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투자와 도박을 깔끔하게 구분할 방법은 없다. 투자에 안전한 곳과 위험한 곳을 구분해 주는 거대한 장벽이나 절대적인 기준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유행이 순환하듯이 주식은 투자로 인정받았다가 도박으로 비난받으며 배척당하기를 되풀이했다. 그러나 대개 그 순환주기가 잘못되었다. 주식은 실제로는 가장 위험한 시점에 신중한 투자로 인정받는 경향이 있다.
투자에 위험요소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일단 받아들이면 우리는 채권 매수, 주식 매수, 경주마 선택과 같은 유형이 아니라 투자자의 기술, 노력, 모험심에 따라 도박과 투자를 구분할 수 있다. 체계적인 원칙을 고수하는 노련한 경마 도박사라면, 경마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 사람에게는 경마가 펀드에 투자하거나 제너럴 일렉트릭 주식을 보유하는 것만큼이나 신뢰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반면에 최신 정보에 휩쓸려 주식을 매매하는 무모하고 성급한 주식투자자라면, 이 사람의 주식'투자'는 실력은 보지 않고 말의 멋진 갈기나 기수의 자줏빛 비단옷에 현혹되어 월급봉투를 몽땅 거는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보기에 투자는 승률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도박에 비유할 수 있다. 애틀랜틱 시티든, S&P500이든, 채권 시장이든 모두 마찬가지다. 사실 주식시장을 보면 나는 스터드 포커가 떠오른다.
카드 관리하는 법을 제대로 터득한 플레이어는 카드 7장에 돈을 걸어 장기적으로 매우 일관되게 돈을 딸 수 있다. 게임 규칙에 따라 플레이어는 7장 중 4장의 카드를 공개하여 자신의 패와 상대방의 패를 일부 확인할 수 있다. 3번째나 4번째 카드를 돌린 후에는 누가 따고 누가 잃을 것인지가 거의 분명하게 드러난다. 월스트리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찾는 방법만 제대로 익히면 공개된 정보는 이미 많이 있다.
매달 규칙적으로 스터드 포커를 하는 사람은 똑같은 '행운아'가 늘 돈을 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행운아는 카드 패가 펼쳐질 때마다 확률을 조심스럽게 계산하고 또 계산해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사람이다. 계속해서 이기는 사람은 상황이 유리해지면 판돈을 올리고 불리해지면 게임을 포기하는 반면, 계속해서 지는 사람은 기적을 바라며 패배의 스릴을 즐기다 매번 끝까지 가서 결국 비싼 대가를 치르고야 만다. 스터드 포커 테이블에서나 월스트리트에서나 기적이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 잃는 사람은 계속 잃을 수밖에 없다.
계속 이기던 사람도 에이스 카드 3장을 받은 후에 한도까지 판돈을 걸었다가 숨어 있던 로열 플러시에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돈을 잃더라도 자신의 기본적인 기술로 다음에는 보상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하며 잃은 판은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다음 게임을 진행한다. 주식시장에서 성공하는 사람들 역시 주기적으로 손실을 보고, 좌절을 맛보며, 예기치 못한 사건에 부딪히기도 한다. 이들은 끔찍한 폭락이 일어났다고 해서 게임을 포기하지 않는다. 또한 주식시장이 순수한 과학의 법칙이 먹히는 곳이 아닐뿐더러, 고수가 항상 이기는 체스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10 종목 가운데 7 종목에서 기대만큼 실적이 나오면 무척 기쁘다. 10 정목 가운데 6 종목에서 기대만큼 실적이 나오면 감사하다. 이 정도면 월스트리트에서 부러움을 살 만한 실적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스터드 포커에서 적절한 플레이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처럼 주식시장에서도 적절한 투자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과대평가된 주식을 사는 식으로 투자가 부적절한 경우에는 우량주를 매수하더라도 커다란 손실을 입고 기회를 낭비할 수 있다. 우량주에 투자할 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발생하며, 위험은 우량주 여부가 아니라 전적으로 사람들이 투자하는 방식에 달렸다. 즉, 위험이란 회사의 상황보다 투자자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더 좌우된다.
분명히 주식시장은 늘 도전해 볼 만한 도박이다. 게임하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한, 새로운 카드가 계속해서 펼쳐진다. 이제 다시 생각해 보니 주식투자는 사실 7장의 카드를 놓고 벌이는 스터드 포커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보다 10배 많은 70장의 카드를 펼치는 스터드 포커로 비유할 수 있겠다. 게다가 우리가 10개의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70장의 카드 게임을 동시에 10판을 벌이는 것과 같다.
Reference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 존 로스차일드 저. 이건 역. 국일증권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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